[문학칼럼-시인의 눈] 산자고 등燈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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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서재에는 산자고 꽃을 압축시켜 만든 산자고 등燈이 있다. 불을 들이면 산자고 꽃이 예쁘게 피어나는 등이다. 나는 불을 들일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시어머니는 남편 없는 삶에 시달려서인지 집안에서는 있는 그대로 말을 툭 툭 내뱉으셨다. 그러면 나에게는 화살이 되어 그대로 가슴에 꽂히고 말았다. 마치 홈이 아니라 하우스에서 같이 산 것 같은 세월이 34년, 바닷가의 몽돌처럼 될 만도 하건만 여린 나는 삭히지 못하여 서운할 때가 하도 많았다. 우리는 성향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극과 극을 달리는 형상으로 나와 어머니는 서로 살갑게 다가갈 수 없었지만 어쩌다 하루 비끼는 날이면 또 그렇게 애틋함 속에서 살아갔던가 보다. 함께 사는 시간만큼 보이지 않는 믿음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던 증표라는 생각이 든다. 며느리의 종창을 산자고로 낫게 해 준 전설 속의 시어머니, 이 얼마나 따스하고 지혜로운가. 며느리의 맘을 헤아리면 당신의 아들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시어머니는 터득한 것이었으리라. 산자고 꽃에 깃든 시어머니의 마음이 봄 향기 같다. 나의 시어머니는 아흔일곱의 연세를 일기로 저 먼 나라로 떠나셔서 지금은 계시지 않는다. 전설 속의 산자고 시어머니와는 판이하게 다른 성향이셨어도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과정이야 어떻든 음으로 양으로 시어머니의 덕을 많이 입어 자아실현이라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연년생 두 아들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들로 어머니께서는 행복한 마음으로 양육하셨던 걸 환히 기억한다. 곧 네 번째 시어머니의 기일이 돌아온다. 정성껏 제수 음식을 차려서 어머니를 뵙는 날이다. 난 추억을 떠 올리며 어머니를 생각할 것이다. 산자고 등에 불을 들이고 촛불도 켜서 어머니 오시는 길을 환히 밝혀드리리. 그러면 답이라도 하듯이 뒷동산에선 산자고 꽃이 봄처녀처럼 다가올 것 같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좋았던 시간과 향기만을 떠올리며 살아가는 게 현명한 답인 것 같다.
/배순금 시인 전북시인협회 익산지역위원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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