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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 구멍가게에서 귤 만 원어치를 샀다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주인아주머니가 옛날부터 아는 사이인 것처럼 반기더니 귤을 비닐봉지에 주섬주섬 담는다
만 원짜리 지폐를 내밀자 세종대왕님의 얼굴을 받아들더니 귤 몇 개를 덤으로 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팔면 밑지지 않느냐는 내 말에 밑지지는 않아요 덜 남지요
사는 일은 사고파는 일이냐며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에서 비닐봉지 속 귤들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시큼하고 달콤하고 저마다 다른 맛은 우리 식솔들의 얼굴인 양 지친 내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봄이 올 때까지 부패하지 않을 귤이 서귀포에서 왔다며 초승달로 떠 어머니의 굽은 등을 비추고 있었다
<시작노트> 중국 삼국 시대 오군吳郡 사람인 육적陸績이 원술元術의 집에 갔을 때 귤 세 개를 먹으라고 주었다. 육적은 그것을 품속에 감추고 하직하는 순간 그것이 방바닥에 떨어졌다. 원술이 귤을 숨긴 까닭을 묻자 육적은 어머님이 귤을 좋아하셔서 어머님께 드리려고 그랬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그의 효심孝心에 감탄했다고 한다. 이를 회귤고사懷橘故事 또는 육적회귤陸績懷橘이라고 한다.
/정성수 전북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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