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도마 예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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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을 다지고 써는 요리 과정에서 꼭 필요한 도구 중 하나가 도마이다. 요즈음은 도마의 재질이 나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실리콘 등 다양한 소재로 변화되고 있다. 식재료를 직접 썰고 다지는 도구이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안전해야 함은 물론이다. 수시로 물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물에 잘 젖지 않아야 하고 곰팡이 등의 세균에도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도마를 만드는 최고의 나무는 산벚나무라고 한다. 새들이 버찌를 먹고 산으로 날아가 자연으로 되돌려 보낸 결과물이 산벚나무가 된다. 봄이면 벚꽃을 피워 산빛을 물들이고 새소리 들으며 자라기를 수십 년 하다 보면 어른 나무가 된다. 나무를 잘라 3년에서 6년 정도 건조의 시간을 기다린 후 다시 수평 대패 후 최소 3~4개월 건조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건조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나무의 진이 빠지고 판자 내의 수분 분포가 균일해지기를 기다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크기와 모양을 쓰임새에 맞게 다양하게 자른 후 최소 6번 정도의 사포질을 해야 한다. 디자인에 따라 손잡이를 만들거나 홈을 만들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등 식물성 기름으로 마감 처리를 한다. 벚나무는 수축에 약하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특히 나이테 공간이 없고 촘촘하여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찌꺼기 등이 스며들어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을 막아주기 좋다고 한다. 벚나무 자체는 독성이 별로 없고, 세균 정화 능력이 탁월하여 나무 도마를 만드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재료인 셈이다. 흔히들 불꽃 도마 또는 체리 도마라고 부른다. 일각에서는 팔만대장경판을 만든 나무의 많은 수종 중 하나가 벚나무라고 한다. 그만큼 단단하고 오래가는 성질을 담고 있는 벚나무가 도마로 사용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하나의 도마가 만들어지기까지 나무가 견디었을 시간을 생각해 본다. 베어지고 옮겨져서 한없이 기다리며 맞이했을 인고의 시간들이 헛되지는 않았다. 반듯한 몸이 되어 누군가를 위해 나를 내어줄 수 있는 삶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도 그런 참고 기다리는 시간, 거친 마음들이 순정한 마음이 될 때까지 견디는 귀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오롯해질 때라야 누군가를 위해 진정으로 나를 내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선우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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