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마음다짐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3월 30일
|
 |
|
| ⓒ e-전라매일 |
| 새 천 년이 시작되는 해를 앞둔 연말 때가 생각난다. 새 밀레니엄을 맞는 행사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났다. 세상 삶의 형태와 내용이 변화의 물살을 타고 문명의 발달에 따른 신조어들이 생산되는 일도 놀라울 정도였다. 우선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생활이 날로 편리해지고 인간지능이 인공지능과의 대결로까지 나타나서 혼란스러웠다. 따라서 인간의 수명도 높아지니 잘 살면 백세를 넘길 수 있게 됐다. 우리 세대의 모델이 된 철학가 김형석 씨, 일본의 유명한 시인이 된 백 세 할머니, 도요다 시타의 이야기는 인간다운 삶의 좋은 본보기로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을 시간이 어느 지점을 통과하는 걸까. 모든 생명은 생성과 소멸의 변화를 거치게 되는 순환의 과정에 놓여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단지 절대로 변하지 않고 변한다는 사실, 그것이 진리다. 사람의 삶만은 다른 생명과는 다른 것 같다.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다 설명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연구를 다 해도 인간은 어디서 와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인간이란, 나란 과연 무엇이냐. 흔히들 이야기하는 ‘나는 누구인가’란 사실을 해명하고자 한다. 그래서 하느님을 만든 인간이 아닌가. 조물주가 만들었다는 우주의 질서에서 나는 무엇인가를 언제까지 생각만 할 일은 아니다. 정답을 내릴 수도 없고, 단지 자기의 길은 자기가 만들어 가야 할 뿐이다. 오직 자신만이 자기의 길일 것이다.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도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 부산에 살던 어릴 때 의미도 모르고 해운대 앞바다로 해맞이하러 다닌 기억이 있다. 단지 드넓은 바다에 불쑥 솟아오르는 해가 보기 좋아서 내게도 생기가 솟았던 것 같다. 어른이 돼서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삶이 되고 싶었다. 불혹의 나이가 부끄럽게도 인생의 절정에서 나는 길을 잃고 터널 속에 잠시 갇힌 때도 있었다. 그때 만났던 닭 씨들이 나를 깨워주어서 밝은 세상에 다시 태어난 감격을 누리고 살아왔다. 호랑이해를 맞았으니 무서워서라도 조심스럽게 살아야 할까. 자유, 그냥 자유는 아니다. 나이 칠십이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라 했던가. 백 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에 공자라면 어떤 말을 했을까. 80일 때 저승사자가 데리러 온다면, 아직 갈 때가 멀었다고 한다. 90이면 알아서 갈 테니 보채지 말라고 하던가. 아무튼,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만은 유일한 희망이다. 공자 말대로 70이 넘으니 욕심부릴 일은 없다.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별로 남에게 거슬리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일상을 잘 꾸리는 일도 의무처럼 힘들 때도 많지만, 얽매일 것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마음에 짐을 만들지 않는 것이 자유다. 자유를 누리는 일도 자유스러운 훈련이다. 훈련 없는 자유는 없었다. 평생 책가방 들고 다니는 일이 마치 해내지 못한 숙제인 것처럼 습관이 됐다. 첫 수필집을 낼 때 나는 책머리에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름다운 삶과 조화로운 삶을 제시했던 헬렌 니어링의 말이다. 되새겨 본다. “이 세상에서 정말 가치 있는 것을 얻게 해주고, 사람의 상상력으로는 더 보태거나 더 낫게 할 수 없는 세 가지 습관이 있다. 그것은 일하는 습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 공부하는 습관이다.” 그랬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주었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들고 다녔던 책가방을 지금도 들고 다닌다. 40대 때 건강의 위기를 넘기면서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길들였다. 많은 일을 할 수 없지만, 내 생활을 스스로 영위하는 일하는 습관이다. 올해는 공부하는 습관을 좁혀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공부할수록 모르고 더 흥미로운 공부거리가 많아지지만 욕심내지 않겠다. 과감히 치워야할 것들을 정리하며 가벼운 생활을 해야 한다. 꼭 읽어야 하는 책은 밤의 자장가로, 아침 시간에 조금은 꼭 읽으리라. 책을 읽는 다는 일은 세계 속에 내가 있으며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요, 곧 쓴다는 일이기도 하니까. 생명의 순리에 잘 따르는 것은 삶의 의무이다. 자연하게 해야 한다. 서서히 동녘 하늘이 밝아지고 산봉우리만 드러난 산 능선이 안개에 덮여서 호수가 몽환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닭 씨들의 삶에서 얻었던 소중한 깨달음을 되새기며 새로운 해를 맞으며 건강한 삶의 정진을 기대해 본다.
/조윤수 전주문협회원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3월 30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