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봄꽃 민들레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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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촌의 4월은 허물어진 돌담 밑에서부터 시작된다. 돌담이 허물어져 나뒹굴고 있으니 누구라도 옴성 감성 주워 올리고 다니면 좋으련만 현실은 여의치 못했다. 너나없이 힘 못 쓰는 노인들뿐이니 누가 선뜻 솔선해서 돌을 들어 올려 담쌓는 일에 일조를 하려 하겠는가. 불편한 줄 뻔히 알면서도 허물어진 돌담 옆을 그냥 에돌아 다니는데 이골이 났으렷다. 그런데 사위에 봄볕이 자지러지면서 하필이면 허물어진 돌담 밑에서 바르르 몸을 떨고 있는 연분홍 제비꽃이 쬐그만 얼굴을 내밀고 있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가만히 들여다보니 바르르 몸을 떠는 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봄볕의 따스한 온기에 환호를 하고 있음이 틀림없으리라. 4월은 이처럼 보잘것없다고 생각되는 작은 생명들로부터 꽃을 피우게 하고 잎을 돋게 하는 마력을 지닌 달이 아닌 가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쉬엄쉬엄 자드락길을 걷다 보면 왠 작디작은 것들이 그리도 많이 저마다 꽃을 피우고 있는지 천지가 마냥 꽃방석이다. 요것들이 요 작은 것들이 4월이 오기를 긴긴 겨울 땅속에서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냈을까를 생각하면 대견함에 앞서 가엾다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다. 4월의 그 작은 것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민들레가 아닐까 한다. 민들레는 노랗거나 하얀 두 가지 색을 띠고 있는데, 하얀색 민들레가 순 토종으로 알고 있다. 어쨌거나 양지바른 언덕바지에 또는 논둑길이나 밭둑 길섶에 무진장 피어 하늘대고 있는 민들레를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봄 햇살이 저리 찬란한데도 샛노란 꽃봉오리를 활짝 열고 있는 민들레는 꼬마전구에 저마다 불을 켜고 주위를 훤히 밝히고 있지 뭔가. 누구든 민들레 꽃등을 밝히고 있는 언덕길을 걷는다 상상해 보라. 누구든 민들레 꽃등을 밝히고 있는 논둑길 밭둑길을 걷고 있다 생각해 보라. 그 길이 바로 우리가 잊고 있던 고향으로 가는 길, 눈물 빛깔의 순정이 빛나던 우리들의 유년이 손짓하는 곳이려니, 그대 우리 함께 어깨를 겯고 민들레 꽃등을 따라 끝없이 걸으면 어떠리.
/김 여 울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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