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버들피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4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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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이맘때쯤, 3월이 지나 4월로 접어들 무렵이면 여기저기서 무시로 버들피리 소리가 들려오고는 했더랬다. 소꼴을 뜯으러 나온 아이가 심심하다 싶을 때면 꼴망태를 내던지고 시냇가에 무진장한 갯버들 가지를 골라잡고 싹둑, 그걸로 곧장 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또 십 리 시오리 길이 예사였던 하굣길에서 아이들이 다투어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었던 기억 또한 새롭다. 갯버들 가지엔 이미 물이 오를 대로 올라 낫등으로 살살살 두드린 다음 살짝 비틀면 연하고 보드라운 버들피리용 둥근 원통이 버들가지에서 분리되어 나온다. 그 원통의 입술에 닿을 부분의 겉껍질을 살근살근 벗겨낸 다음 입에 갖다 대고 불면 천혜의 소리이자 자연의 소리가 흘러나온다. 당시의 아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노리갯감인 셈이었다. 특별히 내로라할만한 노리갯감을 갖지 못했던 아이들은 뚝딱하면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고는 했으니, 순수의 그 시절 어디로 가고 없는지 안타까운 마음 이루 다 금할 수 없는 게 작금의 시류가 아닌가 싶다. 버들피리를 일명 호드기라고도 하는데 두 말이 같은 뜻을 담고 있으나 호드기가 앞선 말로 알고 있다. 어쨌든 호드기를 불며 놀던 시절 더없이 행복했건만 요즘 아이들 호드기가 뭔지 버들피리가 뭔지 전혀 모르더라. 우리 적 유년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 따는 동네에 아이들이 있어야 말이지. 허리 굽은 노인네들만 들락날락하는 게 오늘날 우리의 고향인걸. 그 옛날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다투어 불어대던 버들피리 소리가 너무 그리워 낫을 찾아들고 마을 앞 시냇가로 나간 희수의 철딱서니! 남들이 이 사실을 알면 혹시 간밤 잘 자고 일어나서 갑자기 어디가 잘못된 게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해 마지않을 일이건만 그러거나 말거나 유년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대뜸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었겠다. 아, 버들피리를 입술에 갖다 대기 무섭게 뿌우 뿌우 하고 흘러나오는 청아하고 풋풋한 봄의 소리라니…. 희수의 철딱서니 모처럼 꼴망태 메고 뛰놀던 그 옛날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선하게 떠올라 마냥 좋기만 했더랬다.
/김 여 울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4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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