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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 어긋난 문짝 녹슨 자물쇠는 반질거리는 문고리를 압박하며 노인이 떠났음을 몸으로 하는 말 겨울 바람막이 비닐은 찢기어 아직은 쓸 만하다고 펄럭거리네
낡은 유모차를 움켜쥔 투박한 손 이른 아침이면 들르는 공중화장실 ‘ㄱ‘자로 굽어버린 허리 깊이 팬 주름 순탄치 않았던 세월의 모습은 떠나버려
느닷없이 들이닥친 트럭 적재함이 내려 완장 찬 듯한 자식들은 바쁘다 노인의 삶의 흔적을 발가벗기듯 문이란 문은 전부 열어 젖힌다
지원인지 효도인지 구멍이나 막지말지 차라리 뜨뜻한 구들장 허리나 지질 것 누구 좋으라고 아껴보며 마음은 따스워 퀭한 눈처럼 더 새까맣게 된 연탄 새 주인에게 노예처럼 끌려 가버린다
소리 없는 소란은 저항 없이 끝나 장롱문짝 재껴진 채 헌 이불 보따리 내팽개치듯 끌려와 아끼던 유모차에 얹어 다 떠난 자리엔 서러움을 아는지 밤새 내린 봄비는 누군가 흘린 눈물인 양 축축해진 세상은 온통 휴지통처럼 보이네
<시작노트> 투박한 손으로 낡은 유모차를 끌고 이른 아침이면 공중화장실을 가는 할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연탄을 아끼더니 어느 날 홀연히 떠나고, 집 정리한다고 들이닥친 자식들이 낮설다. 노인의 삶의 흔적을 발가벗기듯 헌 이불 보따리, 아끼던 연탄 더미, 다 낮설다.
/조 택 수 전북시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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