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우울 혹은 슬픔을 이기는 방법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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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하거나 쓸쓸해질 때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 방법대로 그걸 해소한다. 그게 꼭 즐거운 일을 통해서가 아니라도 거기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슬플 때, 즐거운 이야기와 시끄러운 음악뿐 아니라 때론 더욱 슬픈 노래나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의 응어리가 녹아들어 차라리 후련해질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 몇 가지를 알고 있다. 그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일은 뭐든 좋아하지만 어떤 소음에도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그래도 다리미질만 한 게 없다. 거기다 크리스탈 게일, 셈쿡, 노라 존스의 노래라도 듣게 되면 온몸에 쥐가 난 듯 감미로워질 수 있어 더욱 좋다. 구겨진 옷을 다리며, 짜증으로 찡그린 얼굴과 몰이해와 편견으로 구겨진 마음까지 다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진다. 오렌지 마멀레이드를 바른 바삭한 빵, 맛이 너무 미묘해서 델리키트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버터쿠키와 함께 블랙커피를 마시다 보면 달콤함과 쓴맛이 주는 조화로운 교훈이 긍적적인 생각을 갖게 해준다. 우울할 땐 뜨거운 홍차에 위스키를 몇 방울 떨어뜨려 마셔보라. 상처받은 마음이 소독된 듯 기분이 좋아진다. 또, <글루미 선데이>를 들으며 흑맥주를 마시고 있으면 ‘전혜린’과 ‘슈바빙’이 생각나고, ‘뮌헨’의 레몬빛 가스등이 생각나 더욱 쓸쓸해진다. 그러나 그 쓸쓸함이 우울함을 희석시킨다. 임형주가 부르는 <셀리 가든>을 처음 들었을 때, ‘르동’의 <날개 달린 사나이>란 그림을 봤을 때, 혹은 J.D.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난 감동을 생각해 보는 것도 마음의 평화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욕조에 더운물을 반쯤 채운 뒤 그 속에 앉아 신문을 읽거나 ‘바이런’의 시를 읽는다. 너무 오래 있지 않도록 주의만 해준다면 이건 고독을 이기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진달래꽃>이었다. 소월의 시에 곡을 붙여 폭발하듯 부르는 노래는 이미 노래가 아니고 절규였다. 야단스러운 춤사위 하나 없이 오직 손놀림 하나만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 무대매너는 흡사 판소리의 발림을 연상케 했다. 서구적인 얼굴에 청바지 차림의 가수에게서 ‘살풀이’를 추는 환상을 보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린 듯 후련해진다. 이별의 노래에서 이런 자극적 정서를 느끼는 건 특별한 일이다. 지독한 슬픔을 승화시키는 듯해서 오히려 아름답다. 물론 내가 말한 방법들이 정석일 수는 없고 또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시끄러운 음악에 몸을 맡기고,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외롭고 쓸쓸해서 못 살겠다고 소리지르는 게 더 정직한 방법일 수도 있다. 다만 모든 게 상대적일 필요는 없을 것 같기에 조심스럽게 내 방법을 얘기했을 뿐이다.
/최화경 전주문협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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