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녹색갈증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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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흐르고 나이 들어감을 몸으로 느끼며 초록의 에너지에 몸을 맡기고 싶어질 때가 종종 생긴다. 초록이 있는 곳, 꽃들이 피어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 이유를 ‘녹색갈증’이라고 할까.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인간에게는 자연과 생명체에 이끌리는 경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따뜻한 햇살 쏟아지고 고운 날에는 탁 트이고 비옥한 환경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며 ‘녹색갈증’에 대해 설명했다.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와 조용히 번지는 녹색의 향기, 맑아지는 머릿속과 눈의 청량함. 그래서인지 고요한 빛 속에서 나무들 아래를 지나고 들판을 건너면 초록의 에너지가 나를 휘감는 것 같다. 아나멜 수국이 지고 죽화경 목수국이 여름 눈꽃처럼 피어 나를 맞아 주더니 어느 새핑크빛으로 물들어 설레게 했다. 명옥헌 원림 진분홍 배롱나무꽃은 별세계에 온 듯 시간을 온기로 가득 채웠었다. 법정 스님의 배롱나무 결정체는 겨울나무라는 말에 동의하지 못했었는데, 어느 날 영상을 통해 눈이 쌓여있는 재래종 겨울 배롱나무 침묵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와 신비로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진분홍 배롱나무는 지금 나에겐 위안이고 결정체다. 아침저녁 바람결이 달라지더니 아스타 꽃 색깔이 짙어지고 매혹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퍼플 섬 반월도에선 아스타 꽃이 보랏빛 물결로 흔들린다. 바람과 어우러져 살짝살짝 흔들리고 잔잔한 바다 물결은 보석 같아서 흐르는 시간마저 햇살처럼 향기롭다. 아스타 꽃길을 걷는 발밑은 푸실푸실 사랑이 피어나는 것 같다. 시간은 꽃들에 둘러싸여 바닷물은 느리게 흐르고 아, 그곳엔 버들마편초 무리가 살그머니 발길을 잡는다. 요즘엔 멀리 갈 시간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반려 식물을 키우는 ‘반려 식물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숲 속을 산책하는 것과 같이 정서적인 안정을 불러일으키고 우울증을 개선한다고도 한다. 또한 집안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낼 수 있고 실내 곳곳에 식물을 두면 공간에 생명력과 활력을 북돋고 가습기 효과, 미세먼지 제거 능력도 매우 뛰어나며 공기정화도 된다. 오늘부터 ‘녹색갈증’ 해소를 위해 식물 한두 개쯤 곁에 두는 것도 좋겠다.
/진채란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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