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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 마늘 옷을 벗기고 압박 커트를 당한 셈이다
지문이 있어야 폰을 열 수 있는데 지문을 빼앗기고 말았다
마늘 옷을 벗기고 그 뽀얀 알몸을 보았을 뿐인데
아가씨 옷을 벗기듯이 제 옷을 홀라당 다 벗겼다고 내게 내린 벌이다
독한 그 알싸한 맛이 내게 앙갚음이라도 하듯이 엄지, 검지 손가락껍질을 다 벗긴 것이다.
아린 손가락을 찬물에 담가도 그 매운 맛은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새 살이 돋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
정말 제대로 마늘이 내게 매운 맛을 보여 주었다.
<시작노트> 1년 동안 먹을 마늘껍질을 벗기느라 꼬박 한나절 걸렸다. 벗기다 보니 손끝이 매웠다. 누구는 일회용 봉지를 끼고 하라고 하고 누구는 냉동실에 얼려서 하라고 하는데 나는 내 방식대로 하다가 엄지, 검지손가락 껍질이 다 벗겨져서 고생을 좀 했다. 이 세상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구순자 전북시인협회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