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단짝 친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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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갈 친구가 없는 사람이 가장 외롭고 불행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말을 실감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나이에 매주 수요일에 함께 모악산에 오르는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산에서 만나는 이들마다 형제간이냐고 물을 정도로 단짝 친구이다. 어느 날 친구와 둘이서 모악산에 올랐다가 하산하면서 달성사 앞에 이르렀을 때였다. 길가의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던 일행 중에 한 사람이 우리를 보고 느닷없이 누가 형이냐고 물었다. 우리는 대답 대신에 그냥 웃기만 하고 걸었다. 매주 모악산에 오를 때마다 그들을 만난다. 중인리 버스정류소를 출발하여 도계마을 모정에 이르면, 그들은 그곳에서 쉬고 있다. 하산하면서 달성사 앞에 이르면, 그들은 길가의 벤치에 앉아 있다. 자기들보다 연상으로 보이는 이들이 늦게 출발하는데도 더 빨리 그리고 더 멀리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을 보면 부럽다는 듯이, “또 온다.” “벌써 내려온다.” “대단하다.” 하고 자기들끼리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두 사림이 함께 있을 때마다 형제간 같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오늘은 친구가 나를 쳐다보면서 웃었다. 자기를 형이라고 부르라는 눈치였다.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대학에 입학한 후부터였다. 출신고교가 다르고 다니는 대학도 달랐지만, 같은 캠퍼스 안에서 자주 만나면서 교류가 이루어졌다. 둘 다 운동을 좋아하고 성격도 비슷하여 잘 어울려 다녔다. 어느 날, 둘이서 열심히 당구를 치고 있는 모습을 본 당구장 사장이 형제간에 참 다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누가 형처럼 보이느냐고 묻자 친구를 가리켰다. 그때에는 친구들끼리 만나면 서로 자기가 형이라고 우기던 때였으니 친구는 기고만장해졌다. 그 후로 촌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친구는 자기가 형이라고 우겼다. 생일이 빠른 동생을 두어서 좋겠다고 말하면, 친구는 항상 당구장 사장이 증인이라고 큰소리쳤다. 두 사람이 모 고등학교에서 함께 근무할 때도 형제간이냐는 질문을 자주 들었다. 가르치는 과목은 다르지만 취미나 여러 가지 활동 영역이 비슷하여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친구는 야구부 감독을 겸했고, 난 대한축구협회 일급심판에다가 전북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우리를 형제처럼 보인다고 말하던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도 동창 모임에 두 사람만을 초대하는 경우가 있었다. 함께 산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 정년퇴임 후부터였으니 20여 년이 넘었다. 그러니 보는 이들로부터 대단하다는 말을 들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어느 날 열심히 산에 오르고 있을 때, 갑자기 스마트 폰이 울렸다. 동창회 사무실로 나오라는 전화였다. 오늘이 수요일이라고 말했더니, 내가 모악산에 오르는 날인 줄 아는 친구는, 그만 나이를 생각하라고 충고하면서 끊었다. 그때 빨리 서두르라는 단짝 친구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내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이희근 전주문협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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