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해남에서 1박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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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에 자유롭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두드렸다. 지금, 가을 날씨가 날마다 유혹했다.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이 한반도 남쪽 끝 해남 땅. 단풍이 끝나는 시기에 이곳은 한창이다. 사계절 어느 때 와도 좋지만 대흥사 가을 단풍은 환상적이고 말도 못 하게 아름답다. 이번 가을은 가뭄이 심해서 예년만 못하지만. 단풍 숲 사이로 1.4km 길이 이어지며 단풍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지만 단풍은 구경하며 걸어야 제맛을 더 느낄 수 있다. 두륜산 봉우리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있어서 관광객이 많았다. 내가 조금 초록이었을 때는 자연훼손한다며 반대했는데 지금은 올 때마다 이용하고 있다. 노란 가을이 아름다운 곳, 바람 햇살을 손으로 쥐면 손바닥에 물이 들 듯 맑았다. 미로와 녹차밭이 함께 있는 두륜 미로 파크는 이팝나무와 서양측백나무 13,000여 그루 조성되어 있었다. 단풍과 녹차밭을 산책하고 숨 쉬고 명상하며 미로에서 길 찾고 저절로 힐링되었다. 여관들이 대흥사 초입으로 옮겨 영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 여관인 유선관만 리모델링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옥 숙소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는 기억을 소환했다. 친구의 러브스토리가 생각났다. 대흥사에는 고시 공부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흥사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친구 집 여관에 서울에서 내려온 고시생이 친구를 사랑했다. 학생인 친구는 죽고 못 사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남자는 죽겠다고 약까지 먹어 결혼 승낙을 받았었다. 장래 희망을 스님이 되겠다고 했던 친구는 제일 먼저 그 남자와 결혼했다. 결국 친구 남자는 고시에 합격하지 못하고 교수로 퇴직했다. 친구 따라 절에 갈 때면 스님과 마주할 기회를 바라기도 했다. 빡빡 밀어 푸르스름한 스님을 보면 해맑고 투명해지는 마음이 오고 끝머리에 슬픔이 묻어 있다고 혼자 느끼기도 했었다. 500살의 느티나무 두 그루가 뿌리를 맞대 이어 사랑을 나누고 있는 연리근은 사랑의 나무라 부르는데 볼 때마다 행복했다. 왼쪽은 차분한 음의 형태이며 오른쪽은 활발한 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지금처럼 오래도록 살자고 서로가 조르는 듯싶다. 참 잘생겼다. 해남에서 1박. 잠시나마 풍경 탓에 멍해지기도 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긴 호흡을 해주었다.
/진채란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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