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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 모래알에서 피 냄새를 맡는다 모래알에서 울음소리를 듣는다 모래알에서 젖내 나는 여자의 채취를 맡는다 여자가 모래 아이를 안고 굉음 속을 달려온다
전쟁이 알려주었던가
어느 한때는 강물이었노라고 어느 한때 산골짜기였다가 벼랑이었다가 여자가 달렸던 포연 속 갈대숲이라 여자가 모래 아이를 낳는 행성의 비의는 별빛이 써 내리는 비문(祕文)에 있다고
또 한 천 년 후에 뜨겁게 올 여자를 기두리는 모래 아이와 전쟁에서 돌아온 사내 모래알에서 여자의 젖내를 맡는다 모래알에서 행성의 별빛을 읽는다
* 김추인의 「모래에 쓰는 자전」을 변주
<시작노트> 모래알에서 여자의 젖내 나는 채취를 맡는다. 모래알을 통해 전쟁통에 헤어진 여자를 떠올린다 생사를 알 수 없지만 천 년 후에 뜨겁게 올 여자를 기두리는 사내가 된다 모래밭에서 화자는 모래알의 근원을 인식한 선험적 자아이다.
/이 광 소 전북시인협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