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 고사부리성에 올라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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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로 몸 뉘일 곳을 옮긴지 3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시골의 맛이란 직접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맛을 잘 모른다. 시골에 와서 얻은 것 중에 지역의 역사와 흔적들을 더듬어 가는 것은 좋은 호재임에 분명하다. 더군다나 위대한 역사와 근현대사 흐름의 전환점이 되었던 동학농민혁명의 발원지인 고부(古阜)라서 더 그렇다. 고부는 고대 삼한 중 마한에 속했고 마한의 54개국 중에서 고부지역은 고비리국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제 때는 고사부리군이었는데 그 역사의 중심에 고사부리성이 있다. 여러 자료를 보면 고사부리성은 삼국사기 백제본기 18년(온조왕36) 축조되었고 538년(성왕16) 5방중 중방을 고사부리성에 설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성은 고부의 주산인 성황산에 위치해 있다. 포곡식 산성형태의 둘레가 1,050미터로 그리 크지 않으나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셈이다. 성황산은 해발 133미터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그 조망권은 과히 놀랍다. 필자의 집에서 매일 바라볼 수 있는 고사부리성, 그 가치와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의미가 크다. 요즘 고사부리성을 오르면서 느끼는 것은 여기에 터를 잡고 지역을 지키고, 다스리는 관청을 둔 선조들의 지혜를 새삼 느낀다. 특히 2021년부터 고부향교를 중심으로 “문화재청 향교활용사업”을 전북시인협회에서 추진한 프로그램에 함께한 것은 개인적으로 고부를 공부하고 고부를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 고사부리성에 오르면 호남의 3신산이라는 두승산을 눈앞에 두고, 서쪽으로 변산, 멀리 남쪽으로 방장산이 병풍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곡창 고부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눌제가 있었던 고부평야의 광활한 들을 가슴으로 안을 수 있어 좋다. 이 들은 고창 성내에서 시작하여 고부, 영원, 백산 그리고 김제 지평선으로 이어지는 대 평원의 시발점이다. 현재 복원 중에 있는 고사부리성을 한 바퀴 돌다보면 1765년 관청이 현 고부초등학교로 옮겨가기 전까지 지역을 다스렸던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제 과거의 영화는 모두 세월에 묻혔다. 성황산 허리를 감은 고사부리성은 용트림을 하고 그 아래 고부향교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지금도 고을에 넘치는 듯하다. 백성의 피맺힌 절규와 동학농민군의 함성이 넘쳐나던 고부관아는 지금 흔적도 없고 홀쭉해진 100년이 넘은 고부초등학교만이 쓸쓸하게 겨울을 맞고 있다. 과거의 영화는 아니더라도 역사를 되살려 지역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지역민의 소망이고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기에 요즘 숟가락을 하나 얹고 있다.
/김철모 시인 전북시협 정읍지역위원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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