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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또 `韓 레전드` 소방수로 쓴다

홍명보·신태용 소방수로 기용해
뉴시스 기자 / 입력 : 2024년 02월 28일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위원회)의 선택은 황선홍 임시 체제였다.
현재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에게 임시지만 어수선한 A대표팀까지 지휘하는 '소방수' 역할까지 맡겨 잡음이 일고 있다. <사진>
위원회는 지난 27일 제3차 회의를 통해 16일 경질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의 후임으로 황 감독을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11일 만이다.
임시 사령탑을 뽑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에 선수단 장악까지 실패한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하며 쇄신을 약속했다. 새 감독을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거쳐 뽑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1차 회의부터 위원회는 '3월 국내 정식 감독'이라는 편향적이면서도 무리한 계획을 수립했다.
결국 2차 회의에서 '임시 감독 체제'로 방향을 트는 등 어수선한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3차 회의 만에 황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황 감독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선수 시절에는 전설적인 공격수로 활약했으며, 지도자로 전향한 이후에는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 FC서울 등을 이끌며 굵직한 성과들을 냈다.
특히 지난해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대표팀에서도 발자취를 남겼다.
하지만 황 감독이 '겸직'을 하는 것이 문제로 떠올랐다.
황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올림픽대표팀은 당장 오는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겸 2024 AFC U-23 아시안컵을 치러야 한다.
지금까지 9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나섰던 한국 축구는 10회 연속이라는 대기록을 노린다.
그런데 이번엔 여느 때보다 본선행이 어렵다는 평가가 따른다.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에 가기 위해선 최소 4위를 기록해야 하는데, 조별리그를 통과해도 복병들이 많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령탑인 황 감독이 온전히 올림픽대표팀에만 집중할 수 없는 '겸직'을 맡게 됐다.
더욱이 황 감독이 A대표팀을 이끄는 기간인 3월 21일, 26일에 U-23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친선경기를 통해 최종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이에 U-23 대표팀은 황 감독 없이 기존 코치진이 지휘한다. 양 팀에 부담이 가는 상황이다.
또 한국 축구의 전설을 소방수로 썼다는 점에서도 비난 목소리가 나온다.
축구협회는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동메달)을 땄던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했다.
당시 준비 기간이 짧았던 홍 감독은 1무2패로 탈락한 뒤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바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을 소방수로 쓰기도 했다. 신 감독은 독일을 잡는 등의 성과는 냈지만, 1승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A대표팀과 일찍 연을 끝냈다.
이번 황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아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 4차전 태국 홈 앤드 어웨이 두 경기를 맡기는 것이지만, 역시 소방수로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황 감독의 집중력이 분산돼 A대표팀, 올림픽 대표팀 무엇 하나 성적을 내지 못하면 비판을 받는다.
선수는 물론, 감독도 보호해야 할 축구협회가 두 개의 성과를 내도 본전인 상황으로 황 감독을 내몰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위기의 상황에서 중책을 맡은 황 감독은 담담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민국 축구가 위기인데 전력강화위원회로부터 협조 요청이 왔을 때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 한다는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최선을 다해서 한국 축구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황 감독이 임시로 이끄는 A대표팀은 내달 18일 소집할 예정이다.


뉴시스 기자 / 입력 : 2024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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