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요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20일
나는 잊지를 못한다. 잊을 수가 없다. “저, 살고 싶어요, 살려 주세 요”라고 부르짖던 34세 소녀 김O정의 절규를 잊을 수가 없다. 그녀 는 춘향이 마을에서 유치원 선생을 하였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로 일 주일에 한 번 월요일 오전에 만나던 친구였다. 3인실 병실에서 어머 니가 오셔 간병을 하시고 때로는 아버지와 함께 간병하실 때가 있었 다. 결혼은 하지 않았다 하였는데 조금은 검은 얼굴에 눈이 동그란 선한 모습이어서 아이들이 잘 따랐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담도암 으로 고생을 하는데 배에는 복수가 차고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감각 이 없다고 하였다. 침상에 누워 있는 것조차 힘들어 침대를 세워 앉아 있는 것이 편 해 앉아 잠을 잔다고 하였다. 자원봉사자로 와서 4시간 돌보는 일인 데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퉁퉁 부어있는 발을 마사지 크림을 발라 주물러 주면 부기가 빠지고 시원하다고 하였다. 통증이 사라지 면 말도 곧 잘한다. “누구 미워하지 않고 착하게 살아왔는데 제가 죽 어야 하나요?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였는데 천국에는 갈 수 있겠지 요? 아이들한테 나중에 나중에 사람이 죽으면 천국에 간다고 이야기 를 하여 왔는데 내가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정말 천국에 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그래요, O정씨는 아이들을 예뻐하고 사랑하였으니 하늘나라에 꼭 갈 거예요. 하늘나라에서도 O정씨와 같이 어린아이 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한 가 봅니다. 하나님 만나려면 울지 마시고 밝고 환한 모습으로 뵈올 준비를 해야 하지요.” 그리고 손을 잡고 기도를 해 주었다. “사랑의 주님! 시간이 허락된다면 건강을 되찾아 그가 사랑하는 아 이들을 다시 만나 꿈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여 주소서, 그의 소망대로 좋은 짝을 만나 결혼하여 부모님에게 효도할 수 있는 시간 도 갖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이 병상 찾아주셔 아픔과 고통 으로 절규하는 딸의 몸과 마음을 만져주시고, 살고자하는 소원도 들 어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곁에서 조용히 계시 던 어머니 권사님께서는 눈물만 닦아내고 계신다. 호스피스는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까지 케어를 해야 하기에 밖에 나와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믿는 자에게는 천국 소망이 있기에 주님 께서 다시 오시는 날에 죽은 자도 깨어나 주님과 함께 천국에서 함 께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은 하였지만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어찌 달랠 수 있으랴. 어머니께서도 이제 너무 힘든 시간이 왔다고 하신다. 병이 깊어 통증이 심해지니까 딸이 짜증을 자주 내고 이제 진통제 사용의 횟수를 늘여도 잘 듣지 않는다 한다. 정말 딸을 보내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살아서 저토록 고통을 겪느니 하루 빨리 하나님 께서 데려 갔으면 한다고 하신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아니한 딸을 앞 세우는 부모님의 심정은 어땠으랴. 천길만길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 이었을 것이다. “선생님, 저 살고 싶어요, 살려 주세요, 제발 저 좀 살려 주세요,” 손 을 뻗어 휘저으며 부르짖던 O정이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살 고 싶은데 어떤 이들은 ‘썩을 놈의 세상 살고 싶지 않아 죽고 싶다’고 들 하는데 이 시간에도 어느 병실에서는 다가오는 죽음과 싸우며 간 절히 살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살 아가는 삶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렇게 바 라던 내일이다. 한시를 살아도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는 삶이 아니 라 천국 소망을 지닌 자로 감사하며 축복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 야 할 것이다.
/김영진 시인 |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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