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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요일별 특집

<김동수 자전적 에세이>교룡산성30, U.C.버클리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21일
1.샌프란시스코를 향하여
1995년 봄 교원 해외 연수 계획에 따라 나를 제1진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해를 넘기지 말고 출국하라고 하였지만 남는 시간이 겨우 몇 개월 남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어느 나라로 가야 할지? 그리고 어느 대학과 어떻게 교섭하여 승인서를 얻어내고 외국어 준비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미국 U.C. 버클리로 정했다. 선진국으로 가야 배울 게 많다는 것과, 평소 내 관심 분야(일제침략기 해외동포들의 문학)의 연구 자료가 그 대학에 많이 소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에 나가 있는 타 대학 교수들로부터 현지의 상황과 사전에 내가 이 곳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조언 받았다. 내 전공이 한국 문학인만큼 한국학과(Korean Studies)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으로 가라는 것과, 현지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인이 직접 지도하는 영어 회화 학원을 다녀보라 귀뜸해 주었다.
미국의 주요 대학에 10여 통의 내 연구계획서와 이력서등을 발송하여 하와이, 산호세, 버클리, 그리고 동부의 코넬 대학에서 긍정적인 응신이 왔다. 그런데 버클리는 서부의 명문일 뿐만 아니라 동부에 비해 물가도 싸고 기후도 좋고 경치도 아름다우니 한사코 그리로 가라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버클리에서 1년(1996.1.1.~‘97.1.1)간 연구할 수 있는 J-1비자를 발급받고 ’95년 12월 28일 맏딸 소라(이화여대 국문과 3년)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2. 버클리 대학에 도착하여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버클리대학까지는 약30분 정도의 거리였다. Bay Bridge를 지나 안개 속에 묻혀있는 금문교를 바라보며 버클리로 향했다. 겨울철인데도 온갖 꽃들과 파란 잔디 그리고 깨끗하게 녹음 진 나무 솦 속에서 사람도 차도 차분하고 여유로와 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순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샌프란시스코 Bay가 내려다 보이는 Albany동산에 아파트 월100불의 전세를 얻고, 자가용이 있는 한인 학생 한 명을 며칠간 고용하여 학교에 도착 신고도 하고, 은행구좌 개설, 자동차 면허 시험, 생활필수품등을 사 날랐다. 자동차 보험도 들면서 도착한지 보름만에 비로소 이 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버클리대학은 1874년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서 세운 주립대학으로서 인근에 있는 사립 스탠포드와 서부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었다. 학교 분위기도 차분하고 단정한 스탠포드에 비해 훨씬 자유분방한 느낌이었다. 온통 캠버스를 덮고 있는 울창한 녹음과 잔디 그리고 그 숲 속에서 펑퍼짐한 청바지와 헐렁한 셔츠를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세계의 각처에서 모여든 영재들이 자유와 진리와 사랑을 만끽하고 있었다. 비트(beat)족과 월남 참전 반대운동의 발상지답게 개성 있는 젊음과 반짝이는 지성들이 활기에 넘쳐 있었다. 학교로 놀러온 마을 주민들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마이크로 노래 부르며 구걸을 하는 홈리스, 이름 모를 악기를 연주하며 동전을 기다리는거리의 악사, 목이 터져라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들, 노래와 율동으로 메시지를 낭독하는 동아리와 그룹사운드들의 요란한 드럼 소리들로 캠퍼스는 연일 시끌벅적했다.

도서관도 40여개나 있었다. 전공별로 분류된 단위 도서관들인데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문을 열고 재학생들이 시간제로 일을 하고 장서 관리를 전자장치에 의해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특히 버클리 대학의 동아시아 도서관에는 진본에 가까운 구운몽 한중록 해동가요 등을 비롯하여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희귀본들이 수 만권이나 소장되어있어 나를 놀라게 하였다. 버클리 대학은 연중 3학기가 있다. 봄(1월~5월), 여름(6월~8월), 가을(9월~12월)학기가 그것인데 강의는 오전8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고 학교 open은 오전 7시부터 밤10시까지이다.

3. 아쉬운 귀국
대충 이렇게 하여 예기치 않게 800여건에 달하는 일제침략기 해외동포들의 문학 작품을 수집하고 ‘96년 12월 말 귀국하였다. 기회가 오면 다시 한 번 더 버클리를 찾고 싶다. 그리고 인생과 학문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대학 당국 당국에 감사를 드린다.(1997.2)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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