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39. 제3시집 『나의 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12월 23일
제1부 시와 밥 / -「나의 시」 외 12편 아, 한 방울의 눈물/ 네 곁에서/ 한 잔의 소주라도 될 수 있다면 다가가리, 다가가서 불꽃처럼 타올라/ 회오리쳐 네 가슴에서/ 터질 수만 있다면/ 시가 되리라/ 허기진 날 장터의 국밥처럼/ 얼얼한 눈물/ 네 곁에서 너에게 힘이 되는/ 나의 시가 되리라 -「나의 시」 중에서
산다는 것은 항시 무언가 아쉽고 고달픈 일이지만, 이러한 고달픔도 또 언젠가는 그리운 날의 추억이 되리라. 고요함이 쓸쓸함처럼 밀려오는 날이면 나는 시를 마신다. 때로는 그것이 나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 그동안 흥분되고 가슴 저렸던 상당 부분의 갈등들이 어느새 말끔히 가시면서 새로운 세상을 산뜻하게 열어주곤 한다. -
제2부 산과 나 / -「서시」 외 51편 지리산에 오르면 / 별이 보인다/ 깊은 밤 큰 산에 오르면/ 하늘의 별들이/ 숨어 있던 잠을 일시에 털고 나와 / 천지의 고요를 지키고 있다/ 은하수로 밤새 씻어 / 이제 갓 건져 올린 / 말간 얼굴 / 밤이 되면 지리산은 / 온통 하늘로 솟아오르고/ 별들은 내려와 / 산을 덮는다
내가 태어나기 전, 증조부 때부터 우리 집안에선 지관(地官)을 들이고 명당을 찾으러 다녔다. 그러한 공력은 선친 대에까지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산은 늘 내 가까이 있었다. 아무래도 산과 고향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리한 나의 삶과의 연계적 관심은 이러한 의미에서 한동안 지속되어지리라 믿는다. 산행(山行), 그것이 곧 나의 인생이고, 그 속에 삶의 길 또한 있지 않을까 한다.
제3부 문학과 철학 / - 석류 외 17편 홀로 익어 가리라// 어둠이 오고 세상의/ 온갖 오욕과 울분이 내리고 쌓여도/ 내 맑은 사랑 하나로 / 세상의 둥그런 열매 하나 되리니/ 이 땅에/ 죄 많은 몸으로 태어나/ 밤새 구천(九泉)을 헤쳐// 안으로 안으로만/ 다독이고 걸러/ 홀로 익어 가리니//날이 새면 말짱한 얼굴로/ 다소곳이 일어나// 세상 가득 / 영롱한 아침 알알이 쏟아놓는// 나 아름다운/ 석류 하나 되리라 -「석류」 전문
문학과 철학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 삶의 향상을 위하여 태어났다. 그러나 문학과 철학은 그 형식 때문에 구분이 된다. 철학이 내용을 중시할 때 문학은 형식, 곧 표현을 중시한다. 철학이 사상을 설명하려 들 때, 문학은 사상을 설명하지 않고 정서적 표현(형상화)으로 독자를 감동시키려 한다. 만일 철학이 정서적 표현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철학이 아니고 문학이 된 셈이다.
제4부 하나의 창(窓)을 위하여 / -어둠의 역설 외 14편
여기에 수록된 시들은 내가 춥고 배고파서 시에 관심을 가졌던 대학 시절부터 40을 넘어 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 삶의 고뇌와 우수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자 간절히 기구하고 몸부림쳐 왔던 뜨거운 내 삶의 족적들이다. 시를 쓰는 순간 나는 행복했고 진지했고 솔직했다. 그것은 끝없는 실의와 혼돈 속에서도 새벽이면 홀로 깨어 오늘의 나를 점검하고 내일의 나를 응시하는 사유의 공간 속에서 빈약한 나를 위로하며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제5부 시는 모든 문화의 바탕 / - 나의 시작법 그동안 가슴에 가득 고여 있는 기존 관념들을 하나씩 퍼내고 헹구어 내야만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이 고일 때까지 일 주일이고 열흘이고 간에 정신적 진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이러한 나의 작업은 시작(詩作)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우선 작업이다. 마치 심연의 물이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맑아야 사물의 본질이 보다 선명하게 투영될 수 있듯 시인의 맑은 심상 위에 시적 대상물의 영상(이미지)이 새롭게 떠오를 때까지 나는 붓을 들지 않고 고요히 시적 공간에 몰입하게 된다.
하늘에 뭉게구름 하나 떠 있다// 그걸 따 / 한 줌에 쥐어보니// 올올이 풀어져/ 내린다// 하늘은/ 저 멀리 허공에서// 저리 깃발을 펄럭이고 있는데// 주먹 속 구름/ 간 데 없고// 빈 손에 푸른 물만 들었다. -「하얀 숨결」 전문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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