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군 순방, ‘성과 과시’보다 ‘민생 현안’ 우선해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1월 08일
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아 전북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들이 일제히 새해 시군 순방에 나선다. 이번 순방은 해마다 반복되는 연례 일정이지만, 민선 8기 후반기의 출발점이자 오는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주민과의 소통이라는 본래 취지보다 정치적 해석이 앞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지사와 시장·군수들은 순방을 통해 도정과 시군정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과 그간의 노력을 공유하는 일 자체가 문제일 수는 없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순방이 자칫 ‘성과 홍보’나 ‘치적 과시’로 흐를 경우, 민생 소통이라는 이름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도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순방이 과연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인지, 아니면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무대인지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존재한다. 현재 전북의 민생 여건은 녹록지 않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의 여파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고, 골목상권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의 위기 또한 농어촌을 넘어 중소도시까지 확산되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남은 지역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도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성과’보다 ‘불안’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단체장들의 순방은 무엇보다 민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줄곧 강조되어 온 ‘먹고사는 문제’는 지방정부에 더욱 절실한 과제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행정 주체인 만큼, 현장의 고통을 외면한 채 미래 청사진만을 늘어놓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주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거창한 수치나 비전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어려움을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기의 순방일수록 단체장들의 자세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성과를 알리고 싶은 유혹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일방적인 설명과 홍보는 소통이 아니라 독백에 불과하다. 진정한 민생 소통은 주민의 불만과 비판을 있는 그대로 듣는 데서 출발한다. 전통시장 상인의 매출 감소, 청년들의 취업난, 농촌의 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 등 현장에서 제기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시키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전북은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다양한 특례를 부여받았고,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 유치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도민 개개인의 삶에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거대한 산업 담론이 민생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직 ‘성과’라 부르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식어가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주민의 삶을 돌보는 데 있다. 이번 새해 시군 순방이 단순한 행사나 정치 일정으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수렴한 민심을 정책 우선순위에 분명히 반영하겠다는 약속과 실행이 전제돼야 한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말은 많아지지만, 민심은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단체장들을 평가한다. ‘내 삶이 나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평가는 시작된다. 도지사와 14개 시군 단체장들은 이번 순방이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행보가 아니라, 벼랑 끝에 선 지역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도민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장바구니 물가와 가계부에서 확인되는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새해 순방이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민생 회복의 진정한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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