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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 놓은 신에 눈이 쌓이는 집에서 삽니까 거미가 줄을 치고 있었다
까마귀가 코앞으로 쓰윽 쓰윽 바람을 베며 날아가다 깃털 하나를 떨구는 아침이었다
달래강과 남한강의 합수머리 국원이 가야를 만났습니까 삼국이 밤낮으로 바뀌었다는 현의 노래는 말이 없었다
열두 줄 속에 숨은 가야를 찾았습니까 손가락은 멍이 드는데 금은 새 주인을 없습니다
*다로와 *물혜의 고을마다의 소리가 들리십니까 다락방에 누워 빗소리를 따라 먼 이야기를 듣습니다
바람이 단 한번 나비의 이름으로 돌아갈 때 첫 눈이 길을 연다는 아름다운 전설을 알고 계십니까
번갯불이 창밖을 긋고 천둥이 도착하는 순간 금이 웁니까 가야의 풀벌레가 날개를 비빈다 풀잎이 나직히 운다
가야의 저녁이 아침이 되고 낮이 밤이 되고 탄금은 칠 흙의 어둠 사이에 금의 노래가 흐른다
지금은 흰 눈송이에 유리창이 천천히 흘려내리고 바람이 나비가 되려고 실크가 되어 흐른다
* 가야의 고을 이름
<시작노트> 충북 충주에는 남한강과 달래강의 합수머리에 탄금대가 있다 붉은 주단을 날마다 깔아주는 노을빛에 강물이 운다 실크 같은 가느다란 바람과 월악산 영봉의 거친 바람이 고르는 가야금의 소리가 무시로 흐르는, 충주에 간밤에 첫눈이 펑펑 내렸다 가로등아래서 눈송이의 그림자들이 가야의 혼 같이 발등을 덮어주었다 가야금과 바람과 눈송이와 조우하는 눈길을 걸었다 이현복 약력 2021년 서울시인협회 제1회 윤동주신인상 수상 시집“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꽃과 밥 사이” 동시집 “여우비 핥는 숲” 출간 충청북도시인협회.문향회원. 자연놀이 글쓰기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