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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첫 ASF 상륙, 축산 붕괴 막을 ‘초고강도 방역’에 사활 걸어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02일
전북특별자치도의 청정 축산 방어선이 무너졌다. 지난 1일 고창군 한 양돈농가에서 신고된 의심 사례가 정밀 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최종 확진됐다. 2019년 국내 첫 발생 이후 전북에서 확인된 첫 사례이자, 올해 전국 다섯 번째 확진이다. 전국 돼지 사육 두수의 약 20%를 차지하는 전북에서 ASF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지역 방역 실패가 아니라 국가 축산 공급망 전체에 대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전북 양돈 산업은 지역 농업 소득의 핵심 축이자, 식량 산업의 중요한 기반이다. 이 방어선이 무너질 경우 지역 경제는 물론 국내 축산 시장 전체가 큰 충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ASF는 치사율이 사실상 100%에 달하는 치명적 질병이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일단 발생하면 해당 농장의 돼지를 전량 살처분해야 한다. 또 이동 제한과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산업 전반이 마비된다. 이번 고창 사례 역시 확진 직후 전북은 물론 전남·충남 등 인접 지역까지 이동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문제는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15일에 달하고, 차량·사료·사람·장비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는 점이다. 특히 겨울철 저온 환경은 바이러스 생존 기간을 늘려 확산 위험을 더욱 높인다. 지금 상황은 단순 발생이 아니라 ‘확산 가능성이 열려 있는 위기 단계’로 봐야 한다.
지난 2019년 경기 북부 ASF 사태의 경우 초기 대응 미흡으로 14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됐고, 피해 규모는 1,000억 원을 넘어섰다.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에는 전국에서 34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매몰되며 3조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축산업은 수년간 회복하지 못했고 수입 육류 의존도까지 높아졌다. 만약 ASF가 전북 주요 양돈 밀집 지역으로 확산되면 피해 규모는 과거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제·정읍·익산 일대는 전국 최대 수준의 양돈 밀집지다. 이 지역에서 확산이 시작되면 단기간에 수십만 마리 단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야생 멧돼지를 통한 자연 전파 위험도 상존한다. 국내 ASF 발생의 상당수가 야생 멧돼지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필요한 대응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 방역’이다.
역학조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사료 차량, 분뇨 운반 차량, 출입 인력, 방문 이력까지 단 한 건도 빠짐없이 추적해야 한다. 야생 멧돼지 차단을 위한 포획 강화, 울타리 보강, 드론과 열화상 감시 장비 확대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농가의 방역 참여 역시 절대적이다. 외부인 출입 차단, 장화·방역복 교체, 축사 소독, 사료 관리 등 기본 수칙 준수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그러나 모든 부담을 농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방역 시설 투자 비용, 이동 제한에 따른 소득 손실, 살처분 보상 현실화 등 정부와 지자체의 실질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충분한 보상이 보장돼야 조기 신고와 협조도 가능하다. 또한 ASF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 투자와 국제 협력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하고,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북자치도 역시 이번 사태를 지역 축산업의 존립 위기로 인식하고 최고 수준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민간 전문가, 수의사 단체, 군과 경찰까지 포함한 통합 방역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동시에 돼지고기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한 소비 안정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
이번 고창 사례가 단발성 발생으로 끝날지, 대규모 확산의 시작이 될지는 지금부터 일주일간의 대응에 달려 있다. 민·관·군이 총력 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전북 축산 방역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 위기를 막아내는 것이 곧 전북 농업과 지역 경제를 지키는 길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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