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124개 신규 시책, ‘전시성’ 아닌 ‘민생 체감’이 우선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04일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년 7개 분야 124건의 신규·개편 시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경제·산업, 농업·축산·수산, 문화·체육·관광, 복지·건강·안전, 환경·산림, 건설·교통, 행정·도민 생활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이 정책들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전북형 발전 모델’을 정립하려는 도정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착수된 205억 원 규모의 대규모 조림 사업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1,894ha에 446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탄소흡수원 확대, 미래 목재자원 확보, 산불 대응 기반 강화라는 명분 아래 첫 삽을 뜬 이번 사업은 환경 정책의 상징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50세 이상 신중년 유연근무형 일자리 지원(기업당 월 40만 원), 1인 자영업자·농어업인 출산 시 90만 원 지원, 청년 예술인 창작활동비 연 900만 원(100명), 문화누리카드 지원금 15만 원 인상, 신혼부부·청년 전세자금 대출 이자 지원 확대(연 최대 150만 원), 전기차 전환지원금 130만 원 추가 등 민생 밀착형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지급(순창·장수군 주민 월 15만 원)처럼 인구 소멸 대응책도 눈에 띈다. 이러한 시책들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정주 여건 개선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체감도’와 ‘실효성’에 있다. 전북자치도는 매년 수백 개 시책을 쏟아내지만, 현장 도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냉소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124건 중 상당수가 기존 사업의 명칭 변경이나 ‘재탕’ 성격을 띠고 있으며, 특정 계층·지역에 혜택이 쏠리는 생색내기식 정책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5억 원 조림 사업 역시 기후 대응이라는 대의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단순 나무 심기로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계된 정교한 로드맵·성과 지표가 미흡하다면 예산 낭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정책의 양적 팽창보다 도민이 피부로 느끼는 질적 변화가 핵심임을 도정은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재정 건전성 악화다. 2026년 본예산은 10조 1,597억 원(전년 대비 3.21% 증가)으로 사상 처음 10조 원 시대를 열었지만, 증가율이 명목 성장률(4%)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긴축 편성이다. 지방세(-1.3%)와 세외수입(-10.1%) 감소로 재원이 빠듯한 가운데, 최근 3년간 누적 채무가 6,600억 원을 넘어섰고 2026년에도 1,610억 원(지방채 500억 원 + 기금 차입 1,110억 원)을 차입해 예산을 메웠다.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저 수준(약 23.5%)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빚을 내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예산 1원 한 푼도 ‘적재적소’에 쓰여야 마땅하나, 여전히 대규모 축제·일회성 행사·치적 홍보성 예산이 스며들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태로 비칠 수밖에 없다. 양적 확대 중심의 행정 관성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124개 시책 중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선별적으로 정리하고, 고물가·고금리로 신음하는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청년 일자리·귀농·귀촌 유인책 등 민생 회복을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 조림 사업 역시 단순 환경 보존을 넘어 산림 바이오·임산물 6차 산업화, 지역 관광 자원화 등으로 연결되는 구체적 성과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도민 참여형 모니터링과 투명한 예산 집행 공개도 필수다. 도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숫자의 향연’이 아니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 청년이 고향에 머무를 수 있는 일자리,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일상, 출산·육아 부담 완화 등 실질적 삶의 질 향상이다. 의회와 시민사회단체는 예산 집행 과정을 현미경처럼 감시하며 견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이 허울이 되지 않으려면 정책의 중심에 ‘도민의 삶’이 놓여야 한다. 빚내어 추진하는 이 정책들이 도민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 백신’이 될지, 아니면 도정 덩치만 키우는 ‘허울뿐인 잔치’가 될지는 결국 행정의 진정성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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