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강 - 책이 나에게 말을 건다
AX/DX 시리즈 - 독서의 새로운 차원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12일
이 한 규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AI창업경영학과 특임교수 AI창업지도사회 회장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 쌓여가는 책더미 출퇴근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본다. SNS를 스크롤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다. 집에 돌아오면 TV를 켠다.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과 약속으로 하루가 간다. 침대 옆 책장에는 ‘읽어야지’ 했던 책이 10권 넘게 쌓여 있다. 작년에 산 『사피엔스』는 50페이지에서 멈춰있다. 직장인 민수 씨는 말한다. “책 읽고 싶은데 눈으로 읽으려면 집중해야 하잖아요. 퇴근하고 나면 그럴 에너지가 없어요. 주말에 읽으려고 해도 금방 졸려요.” 예전에는 이것이 당연했다. 책은 앉아서, 눈으로, 집중해서 읽는 것이었다.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사전을 찾거나 인터넷을 검색했다. 500페이지 책을 다 읽는 데 몇 주가 걸렸다. 바쁜 현대인에게 독서는 점점 사치가 됐다. 이제 책을 눈으로만 읽던 시대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 AI가 책을 읽어주고, 요약해주고, 설명해주는 시대가 왔다.
“귀로 듣는 독서” - AI 오디오북의 진화 출근길 지하철, 민수 씨는 이제 이어폰을 낀다. 구글 ‘플레이북스’ 앱에서 『사피엔스』를 실행한다. AI 음성이 책을 읽어준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여전히 동아프리카의 한 구석에서...” 자연스러운 억양이다. 기계 음성이 아니라 사람이 낭독하는 것 같다. 배속 조절도 가능하다. 1.5배속으로 들으면 시간을 절약한다. 중요한 부분은 0.8배속으로 천천히 듣는다. 출퇴근 1시간이면 한 챕터를 끝낸다. 일주일이면 한 권을 완독한다. 네이버 ‘오디오클립’도 AI 음성 기술을 도입했다. 전자책을 AI가 자동으로 오디오북으로 변환한다. 사람 성우가 녹음하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오디오북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전주의 한 직장인은 말한다. “운전하면서, 설거지하면서, 운동하면서 책을 들어요. 작년에 3권 읽었는데 올해는 벌써 15권 들었어요. 귀로 듣는 게 이렇게 편할 줄 몰랐어요.”
“어려운 책도 쉽게” - AI가 설명해주는 독서 『사피엔스』 3장 ‘인류의 통일’을 듣던 민수 씨가 멈춘다. ‘인지혁명’이 뭘까? 구글 Gemini 앱을 연다. “사피엔스에 나오는 인지혁명을 쉽게 설명해줘” 입력한다. AI가 답한다. “인지혁명은 7만 년 전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사건이에요. ‘사자가 강가에 있다’는 사실뿐 아니라 ‘부족의 수호신은 사자다’처럼 실제로 없는 것을 믿고 협력할 수 있게 됐죠. 이게 인류가 다른 동물과 달라진 결정적 순간입니다.” 이해가 된다. 다시 오디오북을 재생한다. 이번엔 내용이 귀에 들어온다. ChatGPT에 “사피엔스 3장을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요약해줘”라고 물으면, 핵심만 추려서 300자로 정리해준다. 500페이지 책을 하루 만에 파악할 수 있다. 구글의 ‘Notebook LM’은 더 강력하다. PDF 책을 업로드하면 AI가 전체를 분석한다. “이 책의 핵심 주장 3가지는?” 물으면 즉시 답한다. “34페이지에 나온 ‘상상의 질서’를 더 설명해줘” 하면 관련 부분을 찾아 상세히 풀어준다. 책 전체가 대화형 교재가 되는 것이다. 익산의 한 대학생은 말한다. “전공 교재가 너무 어려웠어요. ChatGPT에 챕터별로 물어보니까 이해가 되더라고요. 시험공부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읽고, 듣고, 묻는다” - 독서의 3단계 진화 AI 시대의 독서는 3단계로 진화했다. 1단계는 ‘듣기’다. 오디오북으로 책 전체의 흐름을 파악한다. 출퇴근, 운동, 집안일 하면서 들으면 바쁜 일상에서도 독서가 가능하다. 2단계는 ‘읽기’다. 중요한 부분은 전자책으로 다시 읽는다. 밑줄 긋고, 메모하고, 정리한다. Google 북스나 밀리의 서재에서 하이라이트한 부분은 자동으로 ‘내 노트’에 모인다. 3단계는 ‘묻기’다. 이해 안 되는 부분을 AI에게 질문한다. Gemini, ChatGPT, Claude 모두 가능하다. “이 문장이 무슨 뜻이야?” “저자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는?” 같은 질문에 즉시 답한다. 예전에는 책을 읽고 혼자 생각하거나, 독서 모임에서 한 달에 한 번 토론했다. 이제는 읽으면서 실시간으로 AI와 토론한다. 독서가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전주시립도서관은 최근 ‘AI 독서 클럽’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같은 책을 읽고, AI 도구로 토론 주제를 만들고,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눈다. 참여자가 한 달 만에 50명에서 200명으로 늘었다.
“지식은 이제 귀로 들어온다” AI 덕분에 독서 장벽이 낮아졌다. 시간이 없어도 귀로 들을 수 있고, 어려워도 AI가 설명해주고, 혼자여도 AI와 토론할 수 있다. 물론 AI가 책의 깊이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행간의 의미, 문장의 아름다움, 사색의 시간은 여전히 ‘천천히 읽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AI는 그 문턱까지 우리를 데려다준다. 요약으로 흥미를 느끼고, 오디오북으로 전체를 파악하고, 그다음 깊이 읽을지 결정할 수 있다. 전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말한다. “학생들이 이제 책을 안 읽는다고 걱정했는데, AI 오디오북 활용하니까 독서량이 3배 늘었어요. 형식이 바뀌었을 뿐, 지식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더라고요.” 책이 이제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건다. 눈으로만 읽던 시대는 가고, 듣고 묻고 대화하는 독서의 시대가 왔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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