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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9조 투자에도 청년 없으면 반쪽 성공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18일

새만금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미래 첨단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 원 규모의 초대형 새만금 투자 계획은 침체된 전북 경제의 판도를 바꾸고 낙후의 늪을 벗어날 강력한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새만금뿐만 아니라 전북 전체의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최근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새만금 신산업 유치에 따른 청년인구 유입·정착 전략’ 보고서는 대기업 유치라는 성과에 취해 있는 도정과 지역 사회에 엄중한 경고를 던져주고 있다.

아무리 수조 원의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첨단 공장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정작 그곳에서 일하고 가정을 꾸릴 ‘청년’들이 모이지 않는다면 그 투자는 결국 전북의 활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다시 말해 ‘반쪽짜리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분석처럼 세계 주요 첨단 산업단지의 흥망성쇠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단순히 기업의 집적이나 공장의 규모가 아니다.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들의 삶을 지탱해 줄 ‘주거·교통·문화 인프라’의 결합이다. 반도체와 ICT 신화를 일궈낸 대만의 신주과학단지가 젊은 인구를 끊임없이 흡수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연구개발(R&D) 기능과 직주근접형 주거단지, 촘촘한 산학연 협력체계를 한곳에 융합했기 때문이다.

반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도 불구하고 청년 유입에 실패한 미국의 북버지니아 라우던 카운티는 대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섰지만 고용 창출이 제한적이었고, 터무니없이 높은 주거비 부담 탓에 청년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갔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지금 현대차의 9조 원 투자를 맞이하는 전북자치도와 14개 시·군이 어떤 행정적 로드맵을 지향해야 하는지 거울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재 전북의 거시적 정주 지표는 주택 보급률이나 공원 조성 등 외견상으로는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청년 고용률은 만성적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또 청년들이 갈망하는 수준 높은 의료, 교육, 문화, 유통 등의 생활 인프라는 여전히 전주, 군산, 익산 등 기존 대도시 권역에만 쏠려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에 첨단 기업들이 입주해 가동을 시작하더라도, 청년들이 일은 새만금에서 하고 주말과 저녁 시간의 삶을 찾아 타 지역이나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출퇴근형 산단’에 머문다면 전북이 직면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의 절박한 위기는 눈꼽만큼도 해결할 수 없다. 공장의 굴뚝이 올라가는 속도만큼, 청년들이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짓는 행정의 속도전이 동시에 정교하게 맞물려야 한다.

따라서 기업 투자 유치 단계에서부터 주거·교통·교육·문화를 패키지로 묶은 ‘종합 정주 생태계’ 구축에 모든 행정력을 결집해야 한다. 당장 새만금의 중심부에 조성 중인 스마트수변도시를 단순한 베드타운이 아닌, 청년 세대의 취향과 요구를 반영한 ‘청년 특화 주거단지’이자 복합 문화 공간으로 과감하게 디자인해야 한다. 나아가 군산, 김제, 부안 등 새만금 직접 권역은 물론이고 전주와 익산, 완주 등 배후 도시들을 거미줄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급행 교통망(GTX급 전북형 교통망)을 조기에 구축해 ‘출퇴근이 즐겁고 이동이 편리한 전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전북대학교 등 거점 국립대와 연계해 현대차의 미래 신산업 수요에 꼭 맞는 ‘맞춤형 청년 인재 양성 및 취업 지원 체계’를 촘촘하게 짜서, 전북의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글로벌 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확실하게 놓아주어야 한다.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는 전북의 인구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대도약을 이뤄낼 수 있는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다. 지금 당장 치밀하고 결연한 실행에 나서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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