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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 내주고 물도 내주나… 전북은 첨단산업의 ‘식민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12일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와 신산업 유치를 위한 전북특별자치도와 정치권의 행보가 분주하다. 이 가운데 냉혹한 첨단산업의 역학 관계를 들여다보면, 전북이 처한 현실은 비참함을 넘어선다., 실존적 위기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단적으로, 국가적 첨단산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북 약탈적 구조’다. 수도권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위해 전북의 전력을 끌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전북을 철저히 패싱한 광주·전남의 반도체 산단마저 전북의 수자원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열매는 타지역이 독식하고, 전북은 안방의 전기와 물만 고스란히 내주는 ‘자원 공급용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익 없는 희생이 시작된 셈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막대한 전력 소모를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의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서해안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전북의 송배전 인프라를 동원해 전기를 수도권으로 수송하는 것이다. 전북은 송전탑 건설로 인한 주민 갈등, 자연경관 훼손, 전자파 유출이라는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도 정작 그 전력으로 발전을 이뤄낼 대기업 유치에서는 철저히 소외당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광주·전남이 통합론을 앞세워 대규모로 추진 중인 호남권 반도체 산단 역시 물 부족 문제에 봉착할 경우, 섬진강과 용담호를 품은 전북의 수자원에 손을 뻗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전북은 전기도 내주고 물도 내어주며 타 지자체의 경제 성장만 뒤에서 밀어주는 허울 좋은 ‘자원 자판기’가 될 위기다. 이러한 해묵은 패싱과 자원 수탈(?)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전북 정치권과 도정의 안이한 협상력과 논리 부재에 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창한 대의명분 아래 전북의 핵심 자산을 양보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실리적 상응 대가를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과 전기는 현대 첨단산업의 영양분이자 핵심 인프라다. 기업들이 용인이나 광주·전남으로 향하는 이유도 바로 이 인프라가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전북이 이 핵심 자원을 아무런 대가 없이 내어주는 순간, 기업들이 전북으로 찾아올 유인은 완전히 소멸한다. 자산을 다 빼앗긴 지자체에 남는 것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가속도 뿐이다. 이제는 자원 주권을 지켜내느 ‘전북 이익 제일주의’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정부와 타 지자체를 향해 전북의 전기와 물을 쓰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첨단 대기업의 전북 분원 설치나 파격적인 세수 분할, 혹은 국가 예산의 전폭적인 추가 배정을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의 전제조건으로 걸어야 한다.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에 따른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강력히 무기로 삼아 전북의 청정에너지를 쓰는 기업들이 새만금을 비롯한 전북으로 올 수밖에 없는 제도적 틀을 짜야 한다. 수자원 역시 마찬가지다. 전북 도민의 식수와 농업용수 안전망을 위협하며 타 지역 산단의 배를 불리는 식의 일방적인 수자원 광역화 요구에는 단호히 빗장을 걸어 잠가야 마땅하다.
전북은 더 이상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들러리나 자원 공급처가 아니다. 우리의 전기와 물은 전북의 청년들이 일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 세대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전북의 주권적 자산이다. 전북 도정과 정치권은 전북의 자원을 지키는 전사가 돼야 한다. 당당한 요구와 치밀한 실리 계산이 배제된 양보는 미덕이 아니라 직무유기다. 정치권 전체가 똘똘 뭉쳐 정부와 대기업을 압박하고, 전북의 자원을 무기로 실질적인 대기업 유치 성과를 받아내야 한다. 도민주권 시대는 자원주권을 지켜냈을 때 실현 가능하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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