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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JUMF ‘역대 최악’ 오명, 정체성 흔들

화장실·식수·흡연·교통 곳곳 파열음…관객들 “기본 준비조차 부족”
록 페스티벌 색깔 희석 지적도…10년 축적 운영 노하우 계승 도마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18일

전북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성장한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이 올해 화장실과 식수, 흡연구역, 교통, 스탠딩존 관리 등 기본적인 운영에서 잇따라 문제를 드러내면서 관객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여기에 출연진 구성에서도 록 페스티벌이라는 JUMF 고유의 색깔이 예년에 비해 희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단순한 운영 미숙을 넘어 지난 10년간 쌓아온 축제의 정체성과 운영 노하우가 제대로 계승됐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대학교 인조잔디구장 일원에서 열린 2026 JUMF는 사흘간 60개 팀이 3개 스테이지에 오르는 대규모 페스티벌로 진행됐다. 그러나 공연 자체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현장 운영을 놓고는 행사 첫날부터 불만이 쏟아졌다.

가장 심각하게 지적된 것은 화장실이다. 복수의 관람객에 따르면 첫날 오후 1시30분께 입장 직후부터 일부 이동식 화장실이 오물과 휴지로 막혀 있었으며, 관객 규모에 비해 화장실과 관리 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여성 화장실에는 위생용품을 버릴 휴지통조차 없어 사용한 생리대를 들고 밖으로 나와 처리해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근 건물 화장실은 스태프 전용이라는 이유로 이용이 제한됐고, 마지막 날에는 일부 화장실이 행사 종료 전에 폐쇄돼 장거리 귀가를 앞둔 관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흡연구역 배치 역시 논란을 키웠다. 화장실과 관객 대기공간 가까이에 흡연구역이 위치하면서 화장실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담배연기에 노출됐고, 좁은 행사장 탓에 연기가 스탠딩존과 피크닉존까지 유입됐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한여름 야외축제에서 기본적인 식수와 음료 공급마저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음료가 대낮부터 품절됐고 물까지 한때 구매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주변 편의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행사장 특성을 감안하면 폭염 속 식수 확보는 단순한 편의가 아닌 안전 문제라는 비판이다.

스탠딩존 관리도 허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음식물 반입을 제한하면서 인근에 맥주 판매 부스를 배치해 술을 들고 스탠딩존으로 들어가는 관객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고, 맥주가 다른 관객들의 옷과 신발에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관리 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예년에는 스탠딩존 입장 때 슬리퍼나 쪼리 착용을 통제했지만 올해는 이마저 느슨했다는 지적이다. 격렬하게 뛰고 부딪히는 록 공연의 특성을 고려하면 관객 안전관리의 기본을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좁은 행사장도 문제로 꼽혔다. 관람객들은 스탠딩존과 피크닉존, 캠핑존, 각종 부스가 한정된 공간에 집중되면서 관람과 휴식을 위한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람객은 “행사장이 좁다면 티켓 판매 규모를 조정하거나 관리 인력을 더 배치했어야 한다”며 “관객은 많이 받으면서 현장을 통제할 인력이 부족하니 혼잡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늦은 공연 종료시간에 비해 귀가 대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컸다. 공연이 자정 가까이 이어졌지만 셔틀버스 운행과 대중교통 연계가 관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타 지역 관람객들을 중심으로 장시간 택시를 기다려야 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일부 관객은 폭우 속에서 50분 넘게 택시를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첫날에는 음향 문제로 일부 공연이 10분 이상 지연되면서 다음 스테이지 공연을 보기 위해 이동한 관객들이 공연 상당 부분을 놓쳤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JUMF를 둘러싼 비판은 운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출연진 구성에서도 JUMF가 그동안 유지해온 록 페스티벌의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JUMF는 지난 10년간 록과 메탈을 중심으로 해외 아티스트와 국내 밴드, 지역 음악인까지 아우르며 수도권 대형 음악축제와 다른 색깔을 구축해왔다.

반면 올해는 대중성에 무게를 둔 출연진이 늘어나면서 록 페스티벌만의 선명한 색깔이 약해졌다는 것이 일부 기존 관객들의 평가다.

대중적인 아티스트를 출연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는 없다. 다만 다른 페스티벌과 비슷한 출연진 구성이 반복된다면 JUMF를 찾는 기존 록 팬들에게 전주까지 이동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관객은 “수도권에서도 볼 수 있는 비슷한 라인업이라면 굳이 전주까지 내려올 이유가 무엇이냐”며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JUMF를 JUMF답게 만들었던 록 페스티벌의 색깔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까지 축제를 이끌었던 이태동 전 총괄프로듀서의 이름도 관객들 사이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JUMF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축제 기획과 운영을 맡아온 이 전 PD 체제에서 축적된 현장 경험과 장르적 정체성이 운영진 변화 이후 얼마나 제대로 계승됐느냐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운영과 라인업 등에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던 만큼 올해의 변화가 관객들에게 더욱 크게 체감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드러난 문제는 화장실 몇 개를 추가하거나 셔틀버스를 몇 대 늘리는 것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화장실과 식수, 흡연구역, 안전관리와 교통은 축제 운영의 기본이고 출연진 구성은 축제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1일권 11만원, 3일권 2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전국에서 전주를 찾은 관객들이 요구하는 것도 특별한 대우가 아니다. 물을 제대로 구할 수 있고, 화장실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며, 안전하게 공연을 즐기고 귀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다.

올해 쏟아진 불만을 일부 관객의 불평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주최 측은 화장실 관리와 식수 공급, 흡연구역 배치, 스탠딩존 수용 규모, 안전요원 배치, 셔틀 운행과 공연 지연 등 제기된 문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동시에 지난 10년 동안 JUMF가 전국의 록 팬들을 전주로 불러들일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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