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9조 투자’ 성공, 지역 중소 부품사의 기술 대전환에 달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5일
정부와 새만금개발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새만금 기본계획(마스터플랜) 수정안의 요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 원대 대규모 투자 유치다. 새만금 내부에 미래형 ‘로봇·수소·AI 도시’를 구축하겠다는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는 단순한 자본 유입이 아니다. 그동안 낙후와 정체를 거듭해 온 전북의 산업 구조를 미래 첨단 기술 중심으로 개편할 단비 같은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도약과 도민들의 체감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과거 ‘무늬만 투자’에 그치고 알맹이는 빼앗겼던 뼈아픈 전례를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당시, 전북 경제가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대기업의 1차 협력업체와 지역 중소 부품사들이 독자적인 기술력 없이 대기업의 단순 하청 구조와 내연기관 부품 생산에만 100%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흔들리거나 떠나면 지역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하고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나앉는 취약한 생태계의 한계를 우리는 이미 처절하게 경험했다. 이번 현대차의 9조 원 투자 역시 전북의 기존 중소기업들이 수소와 로봇이라는 첨단 기술 리드에 발맞추어 고부가가치 체질로 전면 전환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종속적 악순환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대기업의 낙수효과만 막연히 기다리는 수동적이고 안이한 행정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것이다. 현대차가 새만금에 수조 원을 들여 첨단 인프라를 깔아놓아도 군산, 익산, 완주 등 도내 전역에 흩어져 있는 기존 중소 자동차 부품 및 특장차 업체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기술력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현대차는 필요한 핵심 부품과 협력업체를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새만금은 외지 인력과 자본만 잠시 머물다 가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만다. 거대 기업의 투자가 도내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의 매출 증대, 그리고 지역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하려면 전북형 내재화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도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기술 대전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군산과 익산 등의 상당수 부품업체는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 제조업 구조에 머물러 있어, 현대차가 새만금 기지에서 요구하는 친환경 로봇이나 수소 모빌리티 기술 규격을 맞추기 역부족이다. 이들 중소기업이 친환경·고부가가치 기술로 신속히 업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특별 사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특별자치도만의 강력한 입법 권한을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 촉진 특례 조례’를 선제적으로 제정하고, 시제품 제작 지원, R&D 재정 보조, 첨단 기술 테스트베드 인허가 절차 단축 등의 파격적인 규제 샌드박스를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전북자치도가 가동 중인 대학-지자체 협력체계(RISE)와 연계하여 현대차 맞춤형 기술 인재를 도내에서 직접 길러내는 시스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촘촘히 짜야 한다. 지역 대학들이 인공지능(AI)과 수소 공학 등 미래차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신설하고, 이들이 군산과 익산의 중소 협력업체에서 인턴십을 거쳐 새만금 기지로 취업하는 선순환 정주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인 기업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이번 투자가 전북에 안겨줄 가장 큰 선물이다. 9조 원이라는 거대한 불씨가 전북 경제 전체를 태울 활력의 불꽃이 될 수 있도록 행정과 학계, 산업계가 삼각 편대를 이뤄 정밀한 연계 마스터플랜을 서둘러야 할 때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5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