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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도심 침수 방지와 선제적 방재 체계 혁신 시급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31일
전북지역의 하늘이 뚫린 듯한 거센 장대비가 몰아쳤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비는 31일까지 사흘째 이어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군산에 최고 264.1㎜의 물폭탄이 쏟아진 것을 비롯해 고창 164.7㎜, 임실 161.3㎜, 부안 146.9㎜, 익산 133.5㎜ 등 도내 곳곳이 거대한 수면 아래로 잠겨 들었다. 도민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 주택과 상가가 침수되고 주요 도로가 마비되는 등 도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호우의 특징은 예측하기 힘든 서해안발 기습 폭우와 특정 지역에 단시간에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이다. 특히 고창군 상하면 인근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배수 한계를 초과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의 평균적 강수 통계에 기반한 방재 인프라가 더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온전히 지켜줄 수 없음을 역설한다.
전북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자정부터 31일 오전 6시 현재까지 사흘간 누적된 공식 시설 피해 신고는 총 96건에 달한다. 유형별로는 도로 침수 34건, 주택 침수 18건, 상가 침수 14건, 차량 침수 3건, 건물 주차장 침수 1건 등이 줄을 이어 도민들의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흙탕물로 뒤덮였다. 특히 익산 도심 주요 도로 곳곳이 침수돼 막힌 배수로를 뚫는 긴급 작업이 진행됐으며, 임실에서는 하천 수위가 급상승하고 경사면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지자체가 긴급 복구에 나섰다.
농경지 침수와 사면 낙석, 토사 유출 등 농촌형 수해뿐만 아니라, 인구가 밀집한 도심형 침수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복합 재난의 양상을 띠고 있다. 전북도가 호우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공무원과 소방, 경찰 등 1,568명의 인력을 투입해 선제 통제와 예찰에 나섰다.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정령치로의 사면 낙석 우려 구간을 선제 통제하고 긴급 복구에 들어간 조치나, 고창 하상도로 3곳을 비롯해 하천변 산책로 7개 구간 등 도내 47곳의 위험 지역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비가 그친 직후 조속히 침수 지역의 배수 작업을 완료하고 응급 복구를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 본질적인 과제는 미래형 방재 기틀을 짜는 일이다. 특히 물 폭탄이 떨어진 새만금 배후 지역과 상습 침수 농경지에 대한 장기적인 종합 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매번 비가 올 때마다 논과 밭이 거대한 호수로 변해 일 년 농사를 망치는 농민들의 피눈물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도심 내 저류조 설치를 과감하게 확대해 일시적으로 불어나는 빗물을 가둬둘 수 있는 완충 능력을 확보하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또 기습적인 시간당 폭우에도 침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습 침수 구역의 배수펌프장을 증설하고 스마트 배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농촌 지역의 노후 저수지 붕괴 방지와 산사태 취약 지역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미룰 수 없다. 재난은 언제나 가장 취약한 곳을 먼저 파고든다. 반지하 주택 거주자나 홀로 사는 농촌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안전은 아무리 과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격언을 뼈저리게 되새겨야 할 때다. 하늘을 원망하며 비가 멈추기만을 바라는 아날로그식 방재로는 잦아지는 기후 재앙을 당해낼 수 없다. 전북도와 각 시군은 이번 호우 사태를 계기로 취약 시설을 다시금 촘촘히 점검하고 복구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민들의 자발적인 안전의식과 협조도 필수적이다. 하천변 산책로나 하상도로 등 위험 지역의 출입 통제 지침을 적극 수용하고, 재난 문자에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동반될 때 방재 시스템은 비로소 완성된다. 아직 추가적인 비 예보가 남아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기습 폭우 앞에서도 끄떡없는 안전한 전북을 만드는 일은 행정과 도민 모두의 지혜와 실천에 달려 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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