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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넘어 세계사로…정읍서 동학농민혁명 가치 재조명


백종천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02일
프랑스 농민봉기와 독일농민전쟁, 헝가리 농민봉기, 중국 청일전쟁과 대만 민중운동이 정읍에서 동학농민혁명과 마주했다.

정읍시가 주최하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이 주관한 국제학술대회가 2일 동학농민혁명교육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세계기록유산 관련 민중운동 연구의 새로운 경향’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국내외 연구자와 동학 관련 단체, 유족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유럽의 농민봉기·종교개혁 연구자와 19세기 동아시아 사회변동 전문가들이 각국의 민중운동 기록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이 지역적 사건에 머물지 않고 근대사회와 인권을 모색한 사회변혁운동이었다는 점을 조명했다.

1부는 ‘유럽의 민중혁명과 세계기록유산’을 주제로 진행됐다. 홍용진 고려대 교수는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프랑스 농민봉기의 특징과 관련 기록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종현 충남대 연구교수는 루터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례를 바탕으로 종교개혁 초기 역사를 재구성하는 과정과 독일농민전쟁 연구의 새로운 흐름을 분석했다.

페퇴 주저 헝가리 국립박물관 연구원은 1514년 헝가리 농민봉기 기록을 통해 신분적 억압에 맞선 민중의 저항을 살펴봤다. 발표자들은 새로운 기록의 발굴과 해석이 유럽 각국의 민중운동에 대한 역사 인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줬다.

2부에서는 ‘19세기 후반 동아시아 사회변동과 기록물’을 주제로 조선과 중국, 대만의 주요 사회변동을 살펴봤다. 배항섭 전 성균관대 교수는 ‘폐정개혁안 27개조’를 새롭게 분석해 동학농민혁명 당시 사회개혁을 요구했던 농민들의 의식을 짚었다.

위신광 중국 산동대 교수는 청일전쟁 관련 중국 사료의 보존·관리·활용 사례를 바탕으로 전쟁과 기록물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소개했다. 왕커쉬안 대만 윈린뉴스 기자는 대만 민중 저항운동과 동학농민혁명에 나타난 민중의식의 공통점과 연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각국의 주요 사건과 관련된 기록유산이 서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 권리를 향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연결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1부 종합토론은 왕현종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대보 한국교원대 교수, 황대현 목원대 교수, 김지영 숭실대 HK교수가 참여했다. 2부에서는 김양식 동학농민혁명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홍성덕 전주대 교수, 조재곤 서강대 연구교수, 박은홍 성공회대 교수가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와 기록물 연구의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신순철 이사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사적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며 “세계 각국의 기록유산 연구진과 협력해 관련 기록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비교 연구를 이어가며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학수 시장은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세계적 기록유산임을 다시 확인했다”며 “기념재단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보편적 가치와 기록유산의 의미를 국내외에 알리고 세계적인 연구·교류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백종천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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