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올림픽 어찌 되나…서울 공동개최론에 ‘주도권’ 촉각
49대11로 서울 꺾고 국내 후보지 됐지만 공동개최 땐 ‘전주 들러리’ 우려 전북 “유치 경쟁력 높이기 위한 전략…협의 안 되면 단독 개최안으로 심의”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20일
2036 전주 하계올림픽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전북이 서울과 공동개최 카드를 꺼내면서 국제 유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정작 국내 후보도시인 전주가 대회 주도권을 서울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공동개최 협상 과정에서 개·폐회식 등 주요 행사를 서울에서 치르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공동개최 여부’를 넘어 대회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전북의 올림픽 도전은 지난해 2월 대한체육회 국내 후보도시 선정에서 서울과 정면 승부를 벌여 얻어낸 결과다. 당시 전북은 61표 가운데 49표를 얻어 11표에 그친 서울을 압도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 연대와 국가균형발전을 앞세운 전략이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 후보도시 선정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문체부 심사 과정에서 경기장과 숙박시설, 미디어촌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제기됐고 전북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과 공동개최 협상에 들어갔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공동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공동개최의 ‘내용’이다. 현재 전북과 서울은 대회 명칭부터 개·폐회식 장소, 경기 배분 등을 원점에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이 개·폐회식을 비롯한 주요 대회 기능을 가져가게 된다면 국내 후보도시 선정에서 서울을 꺾었던 전주의 상징성과 실질적인 개최도시 역할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전북은 국내 후보지 선정 당시 대구·광주·충남·충북·전남 등 지방도시와 경기시설을 나눠 쓰는 ‘지방도시 연대’를 제시했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올림픽을 국가균형발전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서울과의 공동개최가 현실화될 경우 이 같은 당초 명분과 개최 구도가 어떻게 조정될지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
절차 문제도 변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전북의 올림픽 유치계획 심의를 보류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개최계획이 큰 틀에서 바뀐다면 원칙적으로 대한체육회 공모 과정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북도는 심의 보류가 문체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서울과의 공동개최 협의를 위해 전북이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북도는 ‘단독 개최 포기’라는 해석에도 선을 긋고 있다. 김종필 전북도 2036올림픽유치단장은 서울과의 공동개최 논의는 대한민국의 국제 유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며, 서울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미 마련한 단독 개최계획으로 문체부 심의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은 서울시 시설 사용에 필요한 협약 절차도 마쳐 단독안 심의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동개최 협상이 본격화될수록 전북으로서는 ‘유치 가능성’과 ‘개최 주도권’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서울의 기존 올림픽 시설과 교통·숙박 인프라를 활용하면 국제 경쟁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요 경기와 개·폐회식, 선수촌 등 핵심 기능이 서울에 집중될 경우 전주올림픽이라는 당초 구상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도는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기한 ‘전북올림픽이라는 명칭만 유지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서울과 공동개최 협상이 진행 중이고, 대회 명칭과 개·폐회식 장소, 경기 배분 등 핵심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서울과 손을 잡느냐 자체보다 어떤 조건으로 공동개최하느냐가 전북에는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 국내 경쟁에서 서울을 49대11로 꺾고 얻어낸 ‘전주 중심 올림픽’의 주도권을 지키면서 서울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공동개최 과정에서 대회의 무게중심이 수도권으로 이동할지 향후 협상 결과에 지역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이강호 기자 |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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