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의 깊이 - 이오장
울음 젖어 빗물 흘리는 느티나무 가지에 맺힌 슬픔 아롱진다 헤어졌다 만난 꿈길을 걸어와 무지개 타고 달려와 맞은 아침을 빗물로 재어보는 울음의 깊이 하늘보다 맑은 눈망울 비쳐 햇빛 없이 그리움 달군다 빗속을 날으는 나비였을까 빨래줄 박찬 제비일까 만나지 못한 울음이 날개로 펼친 떨림으로 찢긴 채 흩어져 공원길 울린다 부름으로 이루지 못한 사랑 울어 울어 붙잡는 매미 한철의 무게를 울음으로 들어올려 초록숲을 마른 눈물로 셈한다
□ 정성수의 시 감상 □
시「울음의 깊이」는 빗물과 나무, 나비와 제비, 매미의 울음을 통해 그리움과 사랑의 깊이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빗물로 재어보는 울음의 깊이”라는 표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슬픔과 그리움의 크기를 빗물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깊은 인상을 준다. 느티나무 가지에 맺힌 빗방울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의 눈물처럼 다가온다. “빗속을 날으는 나비였을까 / 빨래줄 박찬 제비일까”는 그리움이 나비와 제비의 날갯짓으로 변주해, 만나지 못한 사랑의 떨림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마지막에 등장하는 매미는 한철의 짧은 생을 온몸으로 울어내며 사랑과 그리움의 무게를 견뎌내는 존재처럼 느껴진다.“한철의 무게를 울음으로 들어올려”라는 구절은 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깊은 표현이다. 시에서 빗물은 눈물이 되고, 나비와 제비의 날갯짓은 그리움의 떨림이 되고, 매미의 울음은 이루지 못한 사랑의 메아리가 된다. 결국, 울음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사랑했다는 증거이며, 끝내 놓지 못한 마음의 깊이를 재는 척도가 된다. 자연의 울음과 인간의 울음을 하나로 연결한 시인의 시선이 따뜻하고 깊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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