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피해자 인정 이후 실질적인 보증금 회수와 주거안정 지원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로 인정받더라도 보증금을 곧바로 돌려받는 것은 아닌 만큼 피해 구제의 실효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공개된 전북지역 전세사기 피해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피해 인정 건수는 642건, 피해액은 439억4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피해 인정 사례의 약 91%는 전주·군산·익산 등 3개 시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임대차 거래가 활발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하면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 임차인의 주거안정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 인정과 실제 피해 회복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른 금융·주거 지원 등을 신청할 수 있지만, 인정 결정만으로 미반환 보증금이 전액 회수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 주택의 권리관계와 경매·공매 진행 상황, 선순위 채권 규모 등에 따라 보증금 회수 가능액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피해자가 법적 절차와 별도로 이사비용이나 대출이자 등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피해 인정 건수뿐 아니라 실제 보증금 회수 규모와 회수율, 경매·공매 진행 현황, 공공임대주택 지원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특히 전주·군산·익산에 피해가 집중된 만큼 해당 지역의 피해 유형을 분석하고 임차인들이 지원제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피해 예방도 중요하다. 신탁등기 주택이나 복잡한 권리관계가 설정된 주택은 계약 단계에서 소유권과 임대 권한, 선순위 권리 등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 대응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피해자 인정에 그치지 않고 보증금 회수와 주거안정 지원으로 이어지는 구제 절차의 작동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