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청년 창업 데스밸리’ 극복, 체계적 지원 필요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7월 28일
지방 소멸과 청년 인구 유출이라는 위기 속에서 도내 지자체가 내놓는 청년 정책의 중심에는 늘 ‘청년 창업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마다 막대한 예산이 청년 창업 지원금, 초기 사업화 자금, 그리고 무료 사무 공간 등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창업 성공률과 신규 창업 건수라는 행정적 치적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참담하다. 초기 공공 지원이 끊기는 창업 3~5년 차에 접어든 도내 청년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과 판로 개척 실패로 무더기로 문을 닫는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북 도정의 청년 창업 정책은 양적 팽창을 멈추고, 살아남은 기업을 키우는 질적 생존 대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현재 ‘창업 성공’이 곧 ‘빚쟁이로의 전락’으로 이어지는 잔혹한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최근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의 3년 후 생존율은 43.8%, 5년 후 생존율은 33.8%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내수 시장이 좁은 전북지역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도내 청년 창업 기업의 3년 내 폐업률은 무려 62.4%에 달해, 10곳 중 6곳 이상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폐업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지역 청년 창업 생태계의 자생력이 임계점에 다다랐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자체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수천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 호기롭게 문을 열었지만, 진짜 승부는 보조금이 바닥나고 시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3년 차부터 시작된다. 이때부터 청년 기업들은 대량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 자금과 마케팅 비용이 절실해지지만, 지방의 척박한 금융 환경 속에서 이들의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을 보고 손을 내밀어 주는 민간 투자사나 엔젤 투자자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결국 신용도가 낮은 청년 창업가들은 제2금융권의 고리대금이나 고스란히 개인 빚으로 돌아오는 소상공인 대출에 의존하다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의 길을 걷게 된다. 창업을 장려해 청년을 붙잡겠다던 정책이, 오히려 청년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지역을 떠나게 만드는 부메랑이 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공공 기관의 지원 방식이 철저히 ‘시작’에만 맞춰져 있고 ‘지속’에는 무관심한 공급자 중심의 관성 행정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행정기관은 해마다 “올해 몇 개의 청년 창업 기업을 발굴했다”는 가시적인 성과 지표를 채우는 데만 급급할 뿐, 이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하고 살아남고 있는지에 대한 사후 관리와 모니터링에는 무관심하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나도 판로가 막히면 기업은 고사한다. 도내 청년 창업가들이 피땀 흘려 개발한 제품들이 지역 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혹은 공공 조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세심한 행정적 배려가 부재했다는 비판은 뼈아프다. 이제 창업 ‘양산’에 매몰된 예산 구조를 과감히 개편하여 청년 기업의 도약을 지원하는 ‘전북형 데스밸리 극복 패키지’를 가동해야 마땅하다. 창업 3년 이상 7년 미만의 성장기 청년 기업들을 위해 특화된 자체 성장 펀드를 대폭 확충하고, 기술력은 있으나 담보가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전북신용보증재단과 연계한 파격적인 특례 보증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청년 기업의 혁신 제품을 지역 강소기업들이 우선 구매하거나 대형 유통망에 납품할 수 있도록 든든한 판로 방파제를 쌓아주어야 한다. 창업은 시작보다 유지가 백 배는 더 어렵다. 청년들이 전북에서 창업해 당당히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또 다른 지역 청년들을 고용하는 선순환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인구 유입 대책이자 민생 경제 회복의 지름길이다. 청년들이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너 전북 경제의 든든한 기둥으로 성장하도록 전방위적 사후 지원 체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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