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 한정식집 ‘향가’ 전봉순 대표를 만나보다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17일
서울의 북촌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이란 서울 시내 북쪽에 위치한 한옥 동네라는 뜻이다. 조선왕조 때부터 왕족, 양반, 관료 출신들이 살았던 고급 가옥이 대부분이라 해서 일각에서는 ‘양반촌’, ‘양반 동네’라고도 불린다. 일제강점기 때 한옥이 일부 증·개축되고 1992년 가회동 한옥보존지구에서 해제돼 한옥 이외에도 일반 건물도 들어섰다. 전주시의 한옥마을도 엇비슷한 상황이지만 서울의 북촌한옥마을도 외지인들이 북적거린다. 한류관광의 명소여서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국내 관광객도 부지기수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꼭 방문해야 될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북촌한옥마을의 대표 음식점 ‘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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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 속에 아기자기하게 자리한 북촌한옥마을의 풍경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북촌한옥마을의 한 축인 종로구 계동길. 이곳엔 서울에서 소문이 자자한 한정식집인 ‘향가’가 있다. 현대건설 계동사옥 바로 옆에 있는 이 음식점은 북촌한옥마을의 정취에 부합하는 전통 한식 메뉴를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해왔다. ‘향가’라는 상호가 말을 해주고 있듯이 고향집의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 주는 한식의 맛 그대로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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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의 외관은 일반 가정집을 연상시킨다. 뛰어난 맛은 기본이고 푸짐한 양, 합리적인 가격, 친절한 서비스 등이 매력적이다. 대표적인 메뉴는 시골밥상이다. 김치류, 나물류 등 각종 밑반찬에 젓가락질과 숟가락질이 바빠지고, 찌개와 밥, 그리고 고기류로 구성된 식탁은 알차다. 조기구이, 삶은 낙지, 어리굴젓 등 다양한 반찬도 제공된다. 정식코스메뉴와 고기요리메뉴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는 향가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된장찌개다. 향가의 된장은 주인이 직접 담근다.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얼큰한 맛도 가미된 향가의 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 만점의 별미로 꼽힌다. 향가의 주인은 생선이나 나물 등 식재료는 당일 공수한 국산 만 사용한다. 정갈하고 신선한 상차림을 자랑하는 향가는 음식점 안의 공간도 넓고 고풍스러워서 단체 회식 등 비지니스 장소로도 매우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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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군 출신의 전봉순 대표
향가의 대표는 전북 부안군 출신의 전봉순 씨다. 올해 나이 63세인 전봉순 대표의 고향은 부안군 계화면 창북리다. 전봉순 대표는 원래 내변산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부안댐이 생기면서 고향 마을이 수몰돼 계화면으로 이주했다. 현재 계화면엔 구순의 아버님이 살고 계신다. 전봉순 대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외식업에 종사했다. 처음에는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에서 음식점을 열었다. 음식점을 열기 전에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4가지 종류의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울과 경기도의 여러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전봉순 대표가 종로구 계동에 한정식집 ‘향가’의 간판을 내건 것은 1992년이다. 음식점 이름인 ‘향가’라는 상호는 아버님이 작명해 주셨다. 한학에 조예가 있는 아버님이 딸 전봉순 대표가 설명하는 음식점의 구조와 손님들에게 내놓을 음식의 종류 등을 전해 듣고 ‘향가(鄕家)’ 즉, ‘고향집’이라는 상호를 쓰라고 권했다. 오늘날에도 딸이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에 들른 아버님은 ‘향가’라는 상호가 잘 어울린다고 말씀하신다. 1992년, 전봉순 대표는 한정식집을 열기 위해서 종로구 계동을 찾았다. 근사한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1988년부터 비어 있다고 했다. 무섭기도 했지만 전봉순 대표는 이 빈집이 마음에 들었다. 명당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알고 보니 그 집은 국제그룹 양정모 회장의 저택이었다. 현재 이 집의 소유권은 고 양정모 회장의 아드님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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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경 부안인들의 단골집
향가의 각종 음식엔 부안의 맛이 진하다. 특히 전봉순 대표가 직접 담고 있는 된장과 고추장 등은 부안 현지의 맛 그대로다. 나이 열아홉에 서울로 상경해서 스물넷에 결혼한 전봉순 대표는 어린 시절, 부안의 설악산 같은 물 좋고 풍경 좋은 내변산에서 고사리와 취나물 등 신선한 산나물을 채취했다. 해창의 갯벌에 가서는 바지락도 캤다. 1남 4녀 중 넷째인 전봉순 대표가 서울로 상경해서 음식점을 열자 시골의 어머니는 된장과 고추장 등 부안의 식재료를 수시로 올려 보냈다. 어머니는 부안군 행안면 출신이었다. 나이가 든 어머니가 식재료를 서울로 보내지 못할 무렵, 전봉순 대표는 직접 된장도 담그고, 고추장도 담갔다. 된장과 고추장의 주재료인 콩은 요즘도 부안산을 쓴다. 향가는 콩을 부안에서 가져온다. 콩의 종류는 논두렁콩이다. 부에서는 콩을 주로 논두렁에 심는다. 그러다 보니 콩에 수분이 많다. 수분을 많이 먹고 자란 콩을 찰지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니 요즘 논두렁콩은 부안에 살고 있는 언니가 보내 준다. 사촌 형제자매와 이모 등이 콩을 모아서 보내준다. 요즘 고추장의 주재료인 고추는 부안산이 아닌 강원도 홍천산을 쓴다. 젓갈은 부안산이다. 곰소에 살고 있는 언니가 젓갈을 사서 서울로 보내준다. 어쨌거나 전봉순 대표의 입맛은 부안의 고향 맛이다. 전봉순 대표의 손끝에서 우러나는 음식 맛 역시 부안의 고향 맛이다. 그래서 그런지 향가엔 서울에 살고 있는 부안인들도 단골손님이다. 향가에 개업 초기부터 부안인들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개업 초기엔 경상도 출신의 단골손님들이 많았다. 고갑수 씨는 재경부안군향우회 제18대, 제19대 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2007년경부터는 재경부안군향우회 회장을 맡았다. 연임을 했다. 고갑수 씨는 감사원에 다니던 공무원이었다. 고갑수 씨가 향가에 자주 들르면서 부안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부안인들의 각종 모임도 많아졌는데, 근래 향가를 찾고 있는 부안인은 한 해 평균 400~500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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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엔 소문난 호남의 맛집들은 참으로 많다. 그 가운데 종로의 대표적인 호남의 맛집은 단연 향가다. 전봉순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서울 시내에서 저희 향가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합니다. 음식 맛을 잘 아시는 70대와 80대 어르신들, 특히 교육계 어르신들 중에 단골손님이 많습니다” 사실 인사동엔 뜨내기손님이 많다. 인사동 인근의 북촌은 사정이 다르다. 북촌 음식점엔 음식 맛을 제대로 아는 단골손님들이 많다. 전봉순 대표에게 손맛의 장점을 묻자 이렇게 말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좋은 재료로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향가의 모든 음식은 제 손으로 거의 만드는데, 주방장님께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에게 아들이 하나밖에 없는데, 그 아들이 군대를 갔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그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면, 엄마가 어떻게 음식을 장만해서 먹이려고 노력할 것인가. 군대를 간 아들이 휴가를 나왔을 때 엄마가 음식을 장만하던 마음으로 향가의 음식을 만들어 보자고 늘 말합니다” 현대건설 계동사옥에 머물렀던 고 정주영 회장도 기억하고 있을 향가의 음식 맛,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에게 남도 음식 맛의 진수를 보여주는 향가의 풍미, 오늘도 그 맛은 전북 부안에 고향을 둔 전봉순 대표의 입맛과 손끝에서 나오고 있다. |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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