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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군정

총선 낙관론 사라진 여당 ‘적신호’

동진전략 수정 불가피… 자세 낮춰 민심 스킨십 강화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14일
총선을 1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4·3 보궐선거를 통해 빨간불이 켜진 민심을 확인하면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원 2곳, 기초의원 3곳에서 1석도 건지지 못했다. 후보 단일화로 선거연대를 이룬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나선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만 간신히 승리했을 뿐이다.
전국을 휩쓸었던 지난해 6·13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당내 총선 낙관론도 거의 잦아든 분위기다. “(민심이) 더 잘못한 쪽을 정확히 찾아서 회초리를 들었다”(경남도당위원장 민홍철 의원)와 같은 자성론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해찬 대표도 지난 8일 “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아주 엄하게 비판하셨다”며 “비상한 각오로 성실하게 정치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일 보궐선거 직후 입장문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당시 그는 창원성산 선거에 대해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라고 평가했으며 통영·고성에 대해서는 “큰 성과를 남겼다”고 자평해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달라진 이 대표의 인식처럼 보궐선거 결과에 따른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략도 변화가 불가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게 영남권 공략과 관련한 동진(東進) 전략의 수정이다.
당초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인 부산·경남(PK)을 교두보로 삼아 대구·경북(TK)까지 세를 확장한다는 전략으로 영남권 공략을 준비 중이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PK 광역자치단체장을 석권한 자신감과 집권여당이 갖는 힘의 우위가 밑바탕이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영남권 민심 이반으로 동진 전략에는 제동이 걸렸다. 불과 1년도 안돼 영남권에서의 우위를 상실한 민주당은 더 이상 이 지역에서 자연스런 세력 확장은커녕 현상유지도 만만치 않은 형편이 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4·3 보궐선거 이후 첫 지방 행보로 지난 10일 대구와 포항을 찾아 예산정책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행보로 해석된다. 악화된 영남권 민심을 확인한 민주당이 ‘보수 텃밭’인 TK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전폭적 지원과 예산보따리 약속으로 적극적 민심 구애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통해서 좀 더 많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최대한 당에서도 전략적 관점에서 임하도록 하겠다”며 TK를 내년 총선의 전략지역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험지인 TK를 미리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당이 앞으로 자세를 낮춰 영남권 민심과의 스킨쉽을 더욱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전략과 관련해 선거 프레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도 민주당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통상 총선은 정권의 중간평가 기능을 했다. 더구나 내년 4월 총선은 2022년 5월까지인 문 대통령 임기의 중후반에 치러져 중간평가 성격이 특히 짙다.
총선이 중간평가로서 작용할 때 야당은 어김없이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온다. 문제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정권심판론을 조기에 내세웠고 그것이 일정 부분 먹혀든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그 근거로 민주당은 48.0%를 기록한 이번 보궐선거의 높은 투표율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4·12 재보선 투표율보다 19.4%포인트, 2015년 4·29 재보선보다 15.4%포인트 높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궐선거 결과를 분석하면서 가장 놀랐던 게 투표율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정당이 유리하다는 게 통념이었는데 그게 깨진 것”이라며 “민주당이 되는 것을 막겠다고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몰려나온 셈이다. 보선 지역이 대부분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심판 선거 프레임이 먹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당내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수세(守勢)가 아닌 공세(攻勢)적 선거로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역대 총선에서 여당은 야당의 정권심판론 공세에 맞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표를 달라는 방어 전략을 취해 왔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적폐청산과 개혁과제를 완수하겠다며 야당을 더 강하게 몰아붙이는 공세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여당 의원은 “야당이 ‘과거’를 반영하는 선거로 나온다면 우리는 ‘미래’를 얘기하는 선거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심판론에 맞서 청와대의 가시적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복되는 청와대의 인사 실패 논란과 관련해 당청 관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쪽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프레임이 뭐가 됐든 어차피 여야가 양쪽의 자기 지지층을 쥔 상태에서 중간지대를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선거의 관건”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인사와 국정운영에 변화를 줘야할 시점이다. 당도 청와대에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서주원 기자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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