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전문학습공동체 회복을 통한 학교의 성장을 기대하며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8월 07일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전북의 유·초·중·고등학교 대부분은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분노와 열정과 새로운 출발이 함께 했던 대한민국에서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배움을 만들어갔을 학교현장의 모습이 궁금했다. 그래서 선생님을 한 분 만나 학교의 성장 모습을 들었다. 농촌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사례이다. 이 학교는 작년에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학교 철학을 세웠다고 한다. 바로 ‘스스로 찾아 즐겁게 배우는 따뜻한 공동체’이다.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학생자치회의 진지한 토론, 교사들의 교육과정 워크숍, 학부모 교육과정세움한마당 등을 통해 확정한 철학이다. 학교공동체는 스스로 만든 학교 철학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학생자치회의 활동은 더 풍부해졌고, 학부모들도 자치회를 만들어 ‘그림책데이’ 등을 통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선생님들은 학교 내 전문적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나가고자 했다. 개념기반 수업과 같은 수업혁신을 위한 공부, 독서토론을 통한 인문학적 성찰, 매월 교육과정을 돌아보는 워크숍 등을 꾸준하게 진행하였다. 필자도 과거 오랜 기간 익산성당초, 군산회현초, 정읍수곡초, 완주상관초 등에서 질적수업연구와 학교교과목 개발을 교사들과 함께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서 학교 내 교원전문적학습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올해 이 학교의 모습은 더욱 달라졌다고 한다. 학교철학을 좀 더 구체하하여 ‘협력하는 민주시민, 책임 있는 생태시민, 분별 있는 디지털 시민’을 실천하기에 이르렀다. 협력할 줄 아는 민주시민을 기르기 위해 학년 초에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전 학년에 연극수업을 도입하였다. 특히 매주 운영되는 연극 수업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어려울줄만 알았던 연극활동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경청하며 협력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연극활동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책임 있는 생태시민을 위해 기후위기, 자원순환을 공부하고 지역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과 하수종말처리장을 견학하였다. 특히 페트병 모으기를 통해 재생양말을 단체로부터 기증받아 인근 요양원에 전달하기도 하였다. 분별 있는 디지털 시민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집중했으며, 디지털 디톡스를 운영하였다. 핸드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정한 날엔 식구들이 둘러앉아 보드게임을 했다는 학생들이 많았단다. 이 학교는 올해 이러한 교육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전학년 ‘학교자율시간’으로 편성하려는 계획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선생님들이 직접 참여하며 민주적 소통 방식을 통해 교육력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은 진정성 있는 교원전문적학습공동체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개인의 성찰과 실천이 필수이겠으나 교사 개인의 지식과 경험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교육현장에서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여럿이 함께 능동적으로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모든 교육정책의 실효성은 직접 교육과정을 실천 운영하는 교사들의 손과 머리에 달려있다. 그들이 악성민원 등으로 고통받거나 고립되지 않게 보호해야 하는 이유도 이러한 집단지성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교육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전북교육의 회복은 학교 내 교원전문적학습공동체의 회복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전북의 선생님들께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8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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