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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백일장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16일
막내손녀가 태어 날 때부터 꿈꾸어 오던 바램이 하나 있었다.
손자손녀 백일장을 여는 것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읽어보고 싶은 할머니의 소박한 행복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혹여 작가의 소질이 있는지 시험해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드디어 오늘, 그 꿈을 이루는 날이다. 장마로 어수선 하기는 하지만 우리 집으로 내려온 아이들은 천방지축 즐거우니 열어도 괜찮을 것 같아 공고장을 거실에 내걸었다.
갑자기 나붙은 방을 본 에미들이 손자들 보다 더 따지러든다.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적어도 며칠 전 언제 백일장을 연다는 것은 미리 알려주어야 되지 않느냐며 항의 했지만 뭐 주최 측 마음이니 지들이 어쩔 것인가. 거기다 두둑한 상금?이 걸려 있으니.
원고지를 나눠주고 제목은 하늘, 땅, 꿈 중에서 산문 운문 공통으로 자유롭게 쓰라고 했다. 사회인이 된 큰손녀와 중학생이 된 손녀는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았다. 싫다는 아이들이 없는 것을 보니 상금의 위력인가 자신감인가. 아무튼 재미가 솔찬하다.
세 시간 뒤 원고가 들어왔다. 남편과 심사를 시작했다. 한데 왜 이렇게 설렐까 가슴까지 두근거렸다. 마치 백일장에 원고를 제출하고 기다릴 때처럼. 이럴 때는 손자들이 열 명이면 더 좋겠다. 다섯 아이들 중 ‘꿈’ 둘, ‘하늘’ 셋 글속에는 아이들의 심성이 그대로 들어나 있다.
율이는 하얀 구름 몽실몽실 한 ‘하늘’은 재미없는 것이 없단다. 하늘을 훨훨 날아보고 싶은 마음, 밝아서 좋다.
지호의 ‘꿈’은 논리적이다. 꿈을 꾸지 않으면 게을러지고 하고 싶은 의욕도 사라지니 꿈이 마땅하게 있어야 한단다. 승훈이의 ‘하늘’은 재미있지만 변덕스럽기도 하단다. 아이들의 감정처럼 제법 하늘을 의인화 했다. 서린이의 ‘꿈’은 다정하다. 또 다른 내가 나를 살포시 잡아준다니 그 꿈은 조심스럽지만 확실히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은경이의 하늘은 무지개였다. 빨,주,노,초,파, 남,보 우리가족이 무지개란다. 어느 방향에서 보건 언제 어디서나 눈부신 무지개라니 참 좋다. 두 딸들도 참여를 했다. 둘 다 주최 측을 비판 했다. 상금으로 아이들 마음을 다치게 한다며 그 중 막내딸이 이렇게 세게 때렸다.


모두가 꿈을 꾼다.
형효순배 백일장 행운상
백일몽.

상금이 행운상, 행복상, 사랑상, 믿음상, 으뜸상, 순으로 쓰인 탓이다. 누구에게 행운상을 줄지 머리가 조금 많이 아프다. 발표는 개별통지에 상금은 계좌이체를 한다고 했다. 하루 동안 아이들은 행운상의 상금을 더 탐을 냈지만 제1회 백일장은 무사히 끝이 났다. 제2회 백일장은 어른들도 참가 시킬 참이다.
잠깐 햇살이 밝게 빛이 났다. 장마 중에 드러난 햇빛이 찬란하다. 아이들도 이렇게 내 인생에 빛이 난다. 이 세상에 살다간 흔적이 이만하면 장땡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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