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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23일
오서영 편집위원회위원장
전주교육대 평생교육원
시낭송 전담교수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인생은 늘 위기의 연속이었다. 어린 시절엔 작은 시험 하나, 친구와의 다툼 하나가 세상을 무너뜨리는 듯했고, 청년기에는 진로와 취업의 불안이 매일을 흔들었다. 중년에 이르면 가족과 생계, 책임의 무게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왔고, 노년에 이르러서는 몸과 마음의 쇠퇴, 관계의 단절이 삶의 위기를 실감하게 한다. 결국 위기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삶에 늘 붙어 다니는 그림자와도 같다.
우리는 흔히 위기를 피해야 할 재앙으로만 여기지만, 사실 위기는 삶의 본질이자 성장의 기회다. 많은 이들이 “내 인생을 바꾼 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고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패와 좌절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도 깊어진다. 위기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다. 어떤 이는 같은 상황을 절망으로 여기지만, 다른 이는 새로운 길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갈등, 건강의 위협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것을 끝으로 삼을지 다른 시작으로 삼을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위기는 또한 연대의 가치를 일깨운다.
혼자서는 버거운 순간도 누군가의 따뜻한 격려와 손길 속에서 견뎌낼 힘을 얻는다. 사회와 공동체가 단단해지는 때도 언제나 위기였다. 코로나19라는 집단적 위기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얼마나 절실히 필요로 하는지 다시 확인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라는 물음은 결국 “위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답은 분명하다. 위기를 없애려 애쓰는 대신 위기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불확실한 삶의 조건을 담담히 받아들일 때 우리는 오히려 자유로워지고 담대해진다.
삶은 언제나 위기와 동행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성장했고 사랑했고 또 버텨왔다. 이제는 위기를 두려움으로만 바라보지 말자.
위기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지 모른다.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맞이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내일은 달라질 것이다.

언제 삶이 고통 아닌 적 있었던가/오서영

언제 삶이 고통 아닌 적 있었던가
햇살 밝은 날에도 그늘은 있고
웃음 뒤에도 눈물이 숨어 있다
어린 날에는 작은 상처도
세상을 무너뜨리는 듯했고
청년의 계단에서는
희망과 좌절이 함께 발자국을 남겼다
중년에 이르러선 책임이 무겁고
노년의 문턱에서는
쇠락과 그리움이 또 다른 고통의 이름이 된다
그러나 고통은 끝내 나를 꺾지 못한다
고통은 나를 일으키는 또 다른 손길이고
무너진 길 위에
다시 걷게 하는 작은 불빛이다
언제 삶이 고통 아닌 적 있었던가
그 고통 속에서도 살아냈으니
그 고통 덕분에 더 단단해졌으니
오늘도 나는 흔들리며, 그러나 끝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간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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