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럽게 하는 것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10월 28일
양봉선 시인, 아동문학가 한국아동청소년문화협회 부이사장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남부권 회장
단비를 맞은 풀꽃들이 늠름해 보이는 새벽. ‘살면서 내가 계획했던 것이 계획표대로 술술 잘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 이리저리 뒤척이다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사는 건 어리석은 일인 줄 알면서도 우울해지는 건 나이 탓 일까? 현대사회에서 경쟁은 필연이고 속도는 필수라지만, 자신이 부족하고 어리석은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생긴 대로, 모자라는 대로, 형편대로 살겠다고 마음먹는 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넓은 세상에 살면서 보람찬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누릴 수는 없지 않은가. 걷지 못하는 사람 앞에서 신발 타령 하지 마랬다고, 이미 가진 것이 적지 않은데도 남보다 부족하다고 느끼며 자신을 되돌아본다. 마음의 부자는 소유가 아니라 누리는 것이라는 옛 선인들의 말씀 따라 자연을 보는 눈과 방법을 잊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정을 나누며 사는 내가 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오늘의 역경은 밝고 활기찬 내일의 밑거름이듯 번민을 털어버리고자 곧바로 신발장 모퉁이에 팽개쳐 두었던 자전거를 타고 냅다 천변으로 향했다. 비 내린 뒤의 싱그러운 삼천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모습으로 천변을 따라 쉼 없이 걷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야생화들을 보니 금세 마음이 느긋해지면서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평소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었던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 군락이 어찌 그리 곱고 여리게 보이는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전거를 세우고 곁에 다가가 톡톡 건드리며 “개망초야! 예쁘다.”라고 말하자 더 환하게 웃어주는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억새 사이로 아직까지 떠나지 못한 청둥오리가 한가로이 헤엄치며 새벽을 즐기고 있다. 내게 별 의미 없던 것에 관심을 갖자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많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무심코 지나치거나 외면하기 일쑤였지만, 지금부터라도 가슴 속으로 받아들이고 음미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 삶을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자신이 되고자 개망초에게 눈인사를 한 후 행운을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토끼풀이 많이 나 있는 곳을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행운의 상징인 네잎 클로버를 갖고 있으면 행복해 진다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 듯 나 또한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네잎 클로버 있는 곳에 다다라 삶의 나침반이 될 행운을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오자 마음이 한결 따스하고 부드러워졌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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