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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설

‘이름뿐인 특별자치도’가 될 것인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20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전북특별법 개정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회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되고, 도민 체감은 갈수록 흐려지며, 특별자치도의 실질적 가치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강태창 의원의 지적처럼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다. 전략 부재와 책임 회피, 형식적 대응이 만든 구조적 위기다. ‘특별자치도’라는 이름만 남고 내용은 텅 비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은 제주·세종·강원과 함께 특별자치단체로 지정됐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제주와 세종은 단층제 구조로 기초자치단체가 없다. 중앙정부가 재정과 조직을 함께 설계하고 책임지는 ‘국가 주도형 특별자치모델’이다. 반면 전북은 14개 시군이 존재하는 복층 구조이다. 전북 스스로 자치권을 설계해야 하는 ‘지방 주도형 특별자치모델’이 요구된다. 구조가 다르다면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전북은 초기부터 제주·세종 모델을 모방하는 듯한 인상을 보인다.
제주도는 보통교부세 총액의 3%, 세종시는 재정부족액의 25%를 지원받는다. 이는 두 지역이 기초자치단체가 없는 대신 국가가 직접 책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지원이다. 그런데 전북은 정작 자신에게 맞는 재정특례·조직특례 요구보다 타지역 모델의 틀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더 큰 문제는 제주와 세종조차 최근 보통교부세 감소로 재정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전북은 상황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도 없이, 같은 전략을 반복하는 관성적 운영에 머물고 있다.
강태창 의원의 지적대로 지금의 전북특별법 개정 지연은 단순한 정치 일정의 문제가 아니다. 전략적 사고의 부재가 만든 ‘예견된 실패’다. 전북특별법은 작년 제정 당시부터 ‘규정은 있으나 실질이 없는 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정특례는 미흡했고, 사무 이양도 제한적이며, 규제특례는 선언적 수준이었다. 이런 법을 개정해 내용을 채워야 하는 것이 전북도의 책무다. 그러나 1년간 전북도는 실효성 있는 개정안 마련, 정치권 설득, 중앙부처 조율 어느 단계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문에, 도민 체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이 부여된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무엇이 나아졌는지 도민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조직·인사·재정·규제 어느 영역에서도 ‘특별함’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별자치도의 핵심은 ‘자치권 확대’다. 전북이 스스로 규제를 설계하고, 재정을 조정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전북의 자치권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실질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커진 셈이다.
‘전북형 특별자치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전북은 대한민국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이고, 기초자치단체가 살아 움직이는 복층 구조다. 농생명 특화 사무 이양, 재정 분권 강화, 규제 샌드박스 도입, 시·군 단위 연계 자치모델 구축 등 전북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북도는 중앙부처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에 머물러 있다. 특별자치도라는 제도는 중앙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지방이 설계하는 것이다. 이 철학이 전북도정에 여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한 전략 재정립이다.
지금처럼 전략 부재·책임 회피·형식적 대응이 반복된다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름만 특별한 자치도’로 남을 것이다. 전북특별법 개정의 좌초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전북 미래전략 전체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라도 전북도정은 무의미한 표류를 멈추고 특별자치도답게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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