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 유치 좌절, 전북의 전략 재설계 필요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11월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공모에서 전남 나주가 우선 후보지로 선정됐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핵융합 연구 인프라 구축을 자신해 왔고, 공모 조건상 핵심 기준을 충족한 거의 유일한 지역이라는 확신까지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전북도는 즉각 이의신청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감정적 반발이 아니라, 이의신청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나아가 이번 결정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냉정히 짚고 미래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 핵융합은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하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고, 탄소 배출이 사실상 없다.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한 수소를 연료로 쓴다는 점에서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의 정점에 있다. 그러나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제어해야 하는 초격차 기술인 만큼, 연구시설 부지는 전력 공급 능력, 지반 안정성, 전문 인력 확보, 대형 부지 확보 등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과기부가 전남 나주를 선택한 배경에는 이러한 기준에서 나주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분석이 따른다. 혁신도시를 기반으로 한 전력계통 접근성, 넓은 평지와 100만㎡ 이상의 단일 부지 확보 가능성, 화강암 기반의 지반 안정성, 한전공대와 주변 산학 인프라가 결합한 기술 생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북이 제기하는 문제 제기는 설득력이 있다. 공모의 가장 핵심 요건이 ‘연구기관의 직접 소유권 이전 가능 여부’였다는 점이다. 새만금의 강점이기도 하다. 새만금 특별법에 따라 50년 임대·50년 갱신이 가능하고,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는 연구기관이 직접 부지를 매입하도록 출연금을 제공하는 방식까지 제안했다. 이는 사실상 유일하게 즉시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방안이었다. 반면 경쟁 지역은 향후 특별법 제정을 전제로 한 ‘가능성’을 제안했을 뿐이다. 법 제정은 지방정부가 보장할 수 없는 사안임에도, 현실적 기반이 완비된 새만금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법률의 ‘기대 가능성’이 더 높게 평가되었다면 이는 공모 취지와 맞지 않다. 행정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정부 정책 신뢰의 기반이다. 전북은 지난 2009년 국가핵융합연구소와 협력 MOU를 체결한 이후 16년간 정부 계획에 따라 핵융합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이러한 과정이 무시된 결정은 신뢰를 무너뜨린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 사업은 오는 2027년 착공이 예정된 국가 대형 프로젝트로, 부지 확보 속도는 결정적 요소다. 새만금은 단일 토지 소유 구조로 즉시 제공이 가능하다. 반면에 나주는 다수의 사유지를 매입해야 한다. 이번 공모 결과는 지역 간 경쟁의 승패로만 볼 수 없다. 전북은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떤 기준이 실제 평가에서 작동했는지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이의신청과 법적 절차는 제기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최종 결과는 12월 중순 발표될 전망이다. 그 결과를 뒤집기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전북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 전략산업 유치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 새만금의 활용 전략, 연구 인력 정주 환경 조성, 산업·학계·연구기관이 결합한 기술 생태계 조성 등 구조적 기반을 보완하면 유사한 국가 대형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는 전북의 미래 산업지도를 바꾸는 기회였던 만큼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좌절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국가적 초격차 연구시설 유치를 위해 전북이 갖춰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 지역 전략은 어느 부분이 미흡했는지 냉철하게 돌아볼 때다. 당장의 결과보다 미래의 전략이 더 중요하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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