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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혁신과 반세계화의 관세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2월 03일
2025년의 세계경제를 두 단어로 요약하자면 관세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혁신이고 관세는 반세계화다. 혁신은 주로 공급 쪽에서 일어나는 변화고, 반세계화는 주로 수요 쪽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인공지능이라는 혁신은 세계경제를 앞으로 밀고, 관세라는 반세계화는 세계경제를 뒤로 당긴다.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몇백년전 중상주의 시대의 타임머신을 타고 올해 초반부터 몰고온 재앙이다. 관세는 비교우위에 따른 국제분업을 방해함으로써 세계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국제교역을 감소시킴으로써 세계시장을 축소시킨다. 미국이 한동안 밀어붙였던 세계화를 거꾸로 되돌리는 기이한 정책 행보다.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에 이익을 가져오는가. 교과서적으로 얘기해보자. 국제경쟁력이 약한 일부 미국내 생산자에게 이득이 될 지 모르나 가격이 오른 수입품을 사야하는 미국 소비자에게 손해고, 원료나 중간재를 수입하는 미국내 생산자들에게도 손해다. 상대국들도 결국은 미국 상품에 대해 관세든 비관세든 어떤 형태로든 보복을 하게 될 테니, 장기적으로는 국제시장을 겨냥하는 미국 생산자들에게도 손해다.
흔히들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다. 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이다.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곧 화폐단위로 측정되는 명목가격의 인상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 물가상승은 근본적 단위라 할 수 있는 노동시간 단위로 측정되는 실물가격의 인상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높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플레이션보다 더 고통을 주는 실질가격의 인상이다.
미국의 급격한 관세인상에도 불구하고 2025년의 세계경제가 추락하지 않고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분야의 투자 때문이다.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반도체 투자, 데이터 센터 투자, 인공지능 활용에 들어가는 막대한 전기 공급을 위한 투자 등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은 혁신이다. 경기순환론적 관점에서 보면, 혁신에는 붐이 따르고 붐에는 거품이 뒤따른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보급에 따른 닷컴 붐과 뒤따른 닷컴 거품이 비근한 예다. 닷컴 거품의 폐해보다 닷컴 붐의 기여가 훨씬 컸다. 세계를 하나로 묶는 초연결 사회를 만든 징검다리가 닷컴 붐이라도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인공지능 붐에도 거품이 뒤따를 것이다. 인공지능에서도 거품의 과보다 붐의 공이 더 클 것이다.
인공지능 투자에서 오는 단기적이고 거시적인 효과보다 더 중요한 효과는 인공지능의 활용에서 오는 생산성 향상과, 인공지능이 정신노동을 대체하는 데서 오는 장기적 산업구조의 변화다.
최근에는 산업혁명을 미세하게 구분하여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인공지능 혁명이 제2차 산업혁명이다. 제1차 산업혁명이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체한 변화였다면, 제2차 산업혁명은 정신노동을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변화다. 사람들은 이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한테 자신들의 일자리를 뺐길까봐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제1차산업혁명 시기에 노동자들이 기계한테 일자리를 뺐길까봐 걱정했던 것처럼…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기술진보에는 항상 철학적 우려가 따른다. 몇 천년 전에 논에 물을 대는 물레방아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게을러질까봐 걱정하는 철학자들이 있었다. 제1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이 쓸모 없게 되지 않은 것처럼, 제2차 산업혁명에서도 인간이 쓸모 없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육체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이 자유로워진 것처럼, 정신노동에서 해방된 인간도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2026년의 세계경제도 인공지능과 관세가 지배할 것이다. 아니 그 영향은 2026년을 넘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중 인위적인 관세정책보다는 인공지능이라는 기술혁신이 훨씬 더 크게 오래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 올해 관세의 악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 제한적이었던 것은 현실주의자이며 장사꾼인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인상을 처음에 큰소리 치며 들고나올 때보다 대폭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라서 트럼프는 관세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후퇴할 것이다. 그래도 관세인상의 여파가 없어지지는 않고 고통이 남을 것이다. 이에 비해 인공지능이라는 기술혁신의 선기능은 인류역사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인공지능이라는 혁신도 관세라는 반세계화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음은 모순이면서도 현실이다. 이 모순적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일은 인류전체의 과제다. 아시아도 유럽도 이제 실리콘밸리만 바라보고, 트럼프만 쳐다보고 있으면 안된다. 혁신과 세계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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