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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10일
형효순 수필가

수많은 일터에 수많은 자리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자리 때문에 울고 웃는다.
순위에 따라 왕좌를 내어주고 내려와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있다. 인정하고 밝게 내려오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예능에서는 그렇다하지만 삶에서는 가볍게 내어줄 수 없는 것이 자기 자리다. 좋은 자리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은 물론 있는 자리 뺏기지 않으려 노심초사 때로는 친구와 형제도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다. 역사를 통틀어 크고 작은 자리다툼은 끊임없이 일어났다. 물론 행복하다 불행하다를 자리의 위치로 정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안정적인 자리에 앉기를 모든 사람들이 원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면사무소에서 무료 요가수업이 일주일에 두 번 있다. 자리 때문에 소란스러웠다. 일주일 다닌 사람이 몇 년을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과 충돌한 것이다. 암묵적으로 그 자리는 그분의 것이 되어 여태 아무런 불평 없이 지냈는데 다른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일어난 소동이다. 자리 값을 낸 것도 아닌데 오는 대로 앉자는 사람들과 나이든 분들 예우차원에서 그대로 앉자는 사람들 생각의 차이가 소란스러움을 몰고 왔다. 한동안 만날 때 마다 어색했다. 돌아서면 없어지는 작은 자리 하나도 시끄러운데 하물며 권력이 따르는 자리다툼이야 말해 뭐 하랴.
‘자리’의 뜻은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일정한 넓이의 공간이나 장소이다. 그중 사람의 자리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위나 위치 등등을 말한다. 얼마 전 알만한 분이 공식적인 행사에서 본인의 자리가 뒷좌석이라는 이유로 화를 내며 가버렸다고 한다. 그럴 만큼 두어 시간 앉아 있는 자리가 중요했을까. 그 보다 평소 본인임을 나타나게 하는 인품의 자리가 더 중요 한데 말이다.
올 해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경쟁은 여전히 뜨거웠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 자리에 앉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지 꼭 저래야 할까 어김없이 꼴불견이다. 권력으로 얻은 부귀 명예는 꽃병의 꽃이라 그 시드는 것은 서서도 기다릴 수 있다 했다. 제발 자리 값을 제대로 하고 내려오기를 바래본다.
사실은 남들이 인정하는 내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은 편안하고 안정적임이 분명하지만 때가 되면 내려와야 한다. 명퇴를 통보했는데 굴하지 않고 계속 나오는 회사 부장님이 있었다. 할 수 없이 책상을 빼고 자리를 없앴단다. 젊음을 다 바쳐 오른 자리를 어느 날 갑자기 비워줘야 한다면 충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냐고 한다지만 문구처럼 쉽지만 않을 것이다. 스스로 내려놓기가 참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흔히 독한 사람을 일러 앉은 자리에 풀도 안날 사람이라고 한다. 각자 처한 삶의 자리에서 만족하고 행복한 사람들 몇이나 될까. 돌아보면 내가 가졌던 자리도 여러 가지다. 며느리, 아내, 딸, 엄마, 할머니자리까지. 사회적으로는 가끔 회장, 총무, 감사, 회원 등 얼마만큼 제대로 자리 값을 했을까. 그 자리에서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했었는지 자신이 없다.
이제는 사회적 자리보다 나를 다스리는 마음자리에 신경을 쓸 때이다. 세상욕심 비우는 것에 아직도 미련이 많다.
사실 영원히 내놓지 않아도 되는 자리는 묏자리라 했는데 지금은 그 자리조차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종내 묏자리까지 필요 없다면 살아서 어떤 자리에 있건 타인과 함께 만족하고 행복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죠지버나드 쇼 “I know if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의 묘비명 ‘내 언젠가 이 꼴 날줄 알았지’가 아닌, ‘지 자리에서 참 잘살다 갔구먼’ 이 훨씬 더 좋겠지. 누군가 그랬다. ‘인생의 정점은 순간이다.’ 라고.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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