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전북 이전 가능할까…10년 숙원 다시 시험대
농생명 연구·식품산업·금융 집적 ‘전북 명분’ 충분 법 개정·농협 내부 동의·타 지역 경쟁 넘어야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0일
농협중앙회 전북 이전 문제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와 맞물리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농협중앙회 이전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전북에서는 2010년대부터 농생명산업과 연계한 농협 유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 개정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2022년 윤준병 국회의원이 농협중앙회 본사를 전북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22대 국회에서는 이성윤 의원이 농협중앙회 주사무소를 서울에서 전북특별자치도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전북연구원이 농협중앙회는 물론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까지 함께 전북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핑을 내놓으면서 논의는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전북이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이미 구축된 농생명산업 인프라다.
전북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과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국가 농업 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다. 여기에 완주의 한국식품연구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김제 종자산업 기반 등이 연결돼 전국 최고 수준의 농생명 연구·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연구 성과가 실제 사업화와 투자, 유통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연구원은 이 지점에서 농협의 역할에 주목한다.
농협경제지주의 유통망과 농협금융의 자금 기능이 결합되면 연구개발, 생산, 가공, 유통, 금융이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새만금 항만까지 연계할 경우 농산물 생산부터 가공, 판매, 수출까지 이어지는 농식품 산업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측면에서도 기대효과가 거론된다.
전주에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전북은 이를 기반으로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협금융 기능까지 결합할 경우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등 농생명 신산업 투자 생태계 조성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 이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은 농협중앙회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어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농협중앙회가 일반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농협은 정부 출자 공공기관이 아니라 전국 농·축협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 조직이다. 따라서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다.
농협 내부 공감대 형성 역시 중요한 과제다. 이전이 농업인과 회원조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법 개정과 정부 정책만으로는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역 간 경쟁도 치열하다. 전남은 물론 강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농협중앙회 유치를 요구하고 있어 실제 이전이 추진될 경우 전국적인 유치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북이 승부를 걸어야 할 지점은 단순한 지역 안배 논리가 아니다. 농촌진흥청과 국가식품클러스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농생명 연구와 생산·가공·유통, 금융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 전북 이전론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지역 숙원사업이다. 이번에도 선언적 주장에 머문다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계기로 국가 농생명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전략을 제시한다면, 농협 이전 논의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강호 기자 |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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