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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AI 음성 보이스피싱, 우리 집 전화기 안전지대 아닙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4일
이지민 김제경찰서 경무과 경무계 경위

딥페이크·AI 음성 보이스피싱, 우리 집 전화기 안전지대 아닙니다.
2024년 5월 부산. 60대 A 씨의 손에 들린 전화기 너머로 “엄마 큰일 났어”라는 딸의 목소리가 울렸다. 곧바로 2,000만 원을 찾으러 은행에 들러 송금을 시도했지만, 은행 직원의 신고와 경찰의 음성 검증 끝에 AI 딥보이스로 만든 가짜 음성임이 드러나 범인은 검거됐다. 같은 해 10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딥페이크로 자녀 얼굴을 합성한 영상을 전송한 뒤 “납치됐다”며 송금을 요구한 외국인 대상 사건이 국내에서 실제로 적발됐다고 공식 알렸다. 전화기 한 통이 단숨에 가짜 가족이 되는 시대다.
해외 거점 조직의 가담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보이스피싱의 수법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정교해졌다. 캄보디아·동남아시아 일대에서 활동하는 범죄조직은 한국어 음성합성과 영상통화 기술을 동시에 동원해 가족·지인 사칭, 영상통화 압박, 단톡방 협박을 한꺼번에 펼친다. 부모 세대의 SNS 음성·영상이 무방비로 공개되어 있다는 점은 그대로 악용되고, 피해 대상도 갈수록 고립되기 쉬운 어르신·외국인 교민 등으로 쏠리고 있다. AI는 목소리만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얼굴 표정, 억양, 가족만이 아는 사소한 말투와 대화 습관까지 실시간으로 복제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피해자는 영상통화 화면을 봐도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 경찰이 “딥페이크·딥보이스 보이스피싱”을 새로운 중대 민생범죄로 분류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핵심 수법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가족·지인의 SNS 영상 몇 편에서 채집한 수십 초 길이의 음성 조각만 학습해도 거의 똑같은 목소리가 복제된다. 둘째, 영상통화 화면을 통해 “사고가 났다”, “납치됐다”, “급히 돈을 보내야 한다”는 식의 강력한 압박을 가하면서 통화를 끊지 못하게 만든다. 셋째, “지금은 통화하기 어렵다”, “배터리가 떨어진다”, “다른 번호로 다시 걸지 말라”는 반응 회피 수법으로 사실 확인을 차단한다. 넷째, 즉흥적인 일상 질문(오늘 점심 뭐 먹었어, 어제 무슨 프로그램 봤어 등)에 실시간으로 답하지 못해 AI의 한계가 노출된다. 이 네 가지 단서가 하나라도 겹치면, 통화를 즉시 끊고 재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막아야 할까. 다섯 가지 핵심 수칙을 일상 속에서 반복해야 한다. 첫째, 가족 간에만 알 수 있는 비밀스러운 ‘비상 암호’를 미리 정해 두고, 전화·메신저 어느 쪽에서 자녀·부모 빙자를 든다 해도 반드시 비공개 질문으로 사실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 영상통화가 진짜처럼 보여도 비상 암호 하나만 맞히지 못하면 일단 끊고 검증한다. 둘째, 영상통화 상대가 송금·계좌이체·링크 클릭을 요구하는 순간 100% 사기로 단정하고 통화를 즉시 끊어야 한다. 사전에 합의한 다른 연락처로 직접 다시 걸어 검증하고, 통화 내용을 녹음해 두면 추적에 도움이 된다. 셋째, 본인·가족의 SNS 음성·영상은 비공개로 전환하고, 출처 불명의 화상통화·단톡방 초대·무작위 메시지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 거절한다. 넷째, 공인인증서·보안카드·ARS 비밀번호는 어떤 사칭 기관·가족·지인 사칭자에게도 절대 알려주지 않고,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가족 대리 신청까지 가능하므로 평생 등록 상태로 유지한다. 다섯째, 평소 고립되기 쉬운 어르신이 가족·지인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드리고, 의심 통화를 상의할 수 있는 가까운 금융기관·경찰서·주민센터 등 창구를 미리 안내해 둔다.
의심이 드는 순간 송금·이체를 멈추고 즉시 다음 경로로 신고해야 한다. 112 경찰은 24시간 365일 상담·신고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콜센터 1332는 평일 09:00~20:00, 토요일 09:00~13:00에 운영되며, 지급정지 신청과 금융 피해 상담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1566-1188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는 보이스피싱·스미싱을 단신으로 받는다. 사이버범죄 전반의 신고·상담·제보는 경찰청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 ECRM(www.ecrm.police.go.kr)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지급정지는 신청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영업일 3일 이내에 서류를 보완하면 14일간 계좌가 동결되고, 채권소멸절차 개시 요청 시 3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전기 한쪽 끝에 가짜 가족이 서 있을 때, 작은 의심 한 번이 우리 가족의 진짜 일상을 지킨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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