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다 ‘좌아한’ 대통령 출현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10월 18일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나라 국민은 자신의 선조 때부터 내려온 성씨를 물려받는다. 우리나라의 성씨는 김 이 박 최 정씨가 차지하고 있는 숫자가64%라고 한다. 모두 합치면 286개의 성씨가 있다고 하는데 외국인들의 귀화가 늘어나면서 본국에서 쓰던 성씨를 그대로 인정받아 지금은 5천여 개의 성씨라고 한다. 과거부터 써오던 성씨는 대부분 한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새로 한국인이 된 사람은 순수한 한글 성씨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중국 글짜를 사용하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멋진 성씨를 사용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많은 성 중에 우씨와 좌씨도 있다. 우씨도 희성이지만 좌씨는 어쩌다가 한 번씩 유명세를 탄 분이 나타나야 “아! 좌씨 성을 가진 분들도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된다. 한가지 기이한 것은 고려 왕조가 500년을 유지하며 중국과의 관계도 비교적 독립성을 유지해 왔는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형세가 기울면서 결국 조선 왕조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5백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왕씨 왕조“가 지배했던 나라인데 이씨 조선 5백 년이 흐른 다음 한국 땅에서 왕씨 성을 가진 분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왕족의 씨를 받은 사람이 그렇게 적었다는 설명만으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야사에 따른다면 이씨가 역성혁명을 일으켜 이씨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왕씨는 모두 죽인다는 유언비어가 떠돌아 왕씨들이 전(全) 전(田) 옥(玉)씨로 개성(改姓)했다는 얘기가 있긴 한다. 그럴듯한 야사로 치부할 수밖에 없는 멀고 먼 옛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왕조가 바뀐 대변혁기에 있을 수 있는 얘기다. 현대에 들어서도 정권이 바뀌면 구 정권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 대거 쫓겨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쓴 글이 약간의 화제를 제공했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데 그 글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려하며 ’좌아하게‘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냈다. 한글은 세종대왕 시절에 집현전 학자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세종이 이를 훈민정음이라고 이름을 붙여 한자를 배우기 어려운 백성들이 쉽게 쓰고 말할 수 있게 제정한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르며 한글은 명실공히 한국의 문자가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며 문화강국의 요소가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글 표기를 거꾸로 쓰거나 짧은 문자로 개조하는 경향이 많은데 언론에서도 이를 그대로 받아드리는 경향이다. 기본적인 뜻이 손상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겨 쓰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이재명의 SNS는 앞뒤도 안 맞고 뜻도 통하지 않는 자기들끼리의 은어(隱語)일 수밖에 없는 단어를 생뚱맞게 대통령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 신조어는 이재명 지지자들끼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용해 온 말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SNS는 수십만 명이 공유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볼 것이고 언론계는 빠짐없다. 이런 자리에 ’좌아한‘ 글을 올려 ’우아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좌아하게는 우아하게의 우를 좌로 바꾼 것이다. 우아(優雅)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움을 품위있게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념에 사로잡힌 좌파 인사들은 이를 좌로 고쳐 정체불명의 단어로 만들었다. 아무리 이념이 앞서더라도 우리 말의 품위까지 손상시키며 좌아(左雅)로 바꾸고 싶은가. 더구나 대통령이 이런 지지자들의 폐쇄적인 단어를 인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행태다. 우리 말을 그런 식으로 고친다면 우씨 성을 가진 분들은 모두 좌씨로 바꾸고 우승은 좌승으로, 우체국은 좌체국, 우동은 좌동, 우측통행은 좌측통행만 허용해야 되지 않을까.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보다도 더 ’좌아한‘ 대통령의 출현은 별로 반갑지 않다. 한 나라의 문자를 이런 식으로 비틀어 이념화한다는 것은 융성할 문화 대국을 천장 만장 나락으로 밀어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이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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