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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더 사람다워져야 하는 친절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19일
양봉선
시인, 아동문학가
한국아동청소년문화협회 부이사장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남부권 회장

AI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달로 세상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민원인이 행정기관을 직접 찾아와 서류를 작성하고 담당 공무원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민원을 신청하고,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으며, 인공지능(AI)이 궁금한 것을 설명해 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행정서비스도 빠르고 편리해졌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디지털화될수록 오히려 더 중요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친절과 경청입니다.
오래전 공직생활을 하면서 친절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민원인을 설득하고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는 것이 좋은 행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시민을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민원인은 자신의 말을 잘하는 공무원보다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공무원에게 마음을 엽니다.
때로는 해결책을 바로 제시하는 것보다 “많이 불편하셨겠습니다”라는 따뜻한 한마디가 먼저 필요했습니다. 행정의 친절은 단순히 웃으며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가능한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이러한 태도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에게는 간단한 모바일 신청 하나도 어르신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분도 있고, 스마트폰 인증 절차 때문에 필요한 서비스를 포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친절입니다.
대신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알려드리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전문용어보다 알아듣기 쉬운 말로 설명하고, 한 번 더 묻더라도 귀찮아하지 않는 것. 그것이 기술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진정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AI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I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고 반복적인 업무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 행정서비스에서도 AI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시민의 속상한 마음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눈빛을 마주하며 공감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미는 일까지 기술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AI가 발전할수록 사람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친절과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절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먼저 인사하는 것,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 모르는 것을 쉽게 설명해 주는 것, 작은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친절은 행정기관에서만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가정에서도, 이웃 사이에서도,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배려가 때로는 어떤 제도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기술은 계속 변합니다.
종이문서에서 컴퓨터로,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제는 AI의 시대로 넘어왔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도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기술은 더 빠르게, 행정은 더 편리하게 발전하되 사람을 대하는 마음만큼은 더욱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AI가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시대를 넘어, 기술과 사람이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며 함께 살아가는 시대.
그 중심에 경청과 배려, 그리고 친절이 있었으면 합니다.
기술이 세상을 편리하게 만든다면,
친절은 그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제가 여전히 믿고 싶은 친절의 가치입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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