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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촉촉이 내린 20일 전주시 효자로에서 시민들이 저마다 우산을 받쳐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빗줄기에 젖은 도로와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가로수가 어우러져 도심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전북이 탄소산업을 기반으로 한 첨단 방위산업 육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총사업비 490억원 규모의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이 정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서 지역 탄소기업들의 방산시장 진출과 첨단소재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새로운 길이 열릴 전망이다.
특히 전주를 중심으로 완주와 부안을 연결하는 방위산업 협력체계가 추진되면서 기존 탄소소재 산업을 국방 분야로 확장하려는 전북의 산업구조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 16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이 조건부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심사 조건에 따른 후속 조치와 예산 확보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간다.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지역 특화산업과 방위산업을 결합해 중소·벤처기업의 국방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관련 기업 집적화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490억원으로 국비 245억원과 지방비 245억원이 투입된다. 지방비는 전북도와 전주시가 공동 부담하며, 사업 기간은 올해 하반기부터 5년간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전북이 축적해 온 탄소복합소재 기술을 방위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도는 내열복합소재와 경량복합소재, 특수기능소재 등 첨단복합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부터 시험평가, 인증, 조달에 이르는 기업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의 중심지는 전주시 탄소산업단지다. 여기에 완주군 국가산업단지와 새만금 부안군 일원을 연계해 소재·부품 생산부터 완제품 개발과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협력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탄소복합소재는 가볍고 강도가 높으며 용도에 따라 내열성과 특수기능을 확보할 수 있어 다양한 국방 장비와 부품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전북이 보유한 탄소산업 기반을 방산 수요와 연결할 경우 지역 기업의 새로운 판로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도는 국방 첨단복합소재 특화형 방산혁신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소재·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및 시험평가 플랫폼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방산시장 진출 과정에서 겪는 기술개발과 성능 검증, 인증, 조달 등의 어려움을 줄이는 것이 주요 과제다. 시제품 제작과 맞춤형 사업화 지원, 방산 전문인력 양성, 관련 기업 유치 및 창업 지원도 함께 추진된다.
그동안 전북 탄소기업들이 소재 개발과 생산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면 이번 사업은 실제 국방 수요와 연결되는 시험평가 및 사업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중앙투자심사 통과가 곧바로 사업 착수나 예산 집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건부 승인에 따른 보완사항을 이행하고 도의회 동의, 사업예산 확보, 수행기관 선정과 협약 체결 등 후속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도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기업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시험·인증 지원체계를 얼마나 신속하게 갖추느냐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양선화 전북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전북 탄소산업의 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중앙투자심사 통과를 계기로 예산 확보와 후속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도민과 소통하며 방위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송효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