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특례’ 없는 전북,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11월 0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특례 이양을 홍보하며 전북의 백년대계가 열린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독자적인 행정 권한을 쥐고 전북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만으로 도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현재 전북의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다를게 없다. 전북특별자치도 본청의 재정자립도는 21.81%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올해도 성공적인 국가예산 확보 성과를 자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상은 중앙정부의 처분만 바라봐야 하는 ‘의존형 재정 구조’의 굴레에서 단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예산 없는 권한 이양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방증하고 있다. 아무리 획기적인 정책과 발전 특례를 만들어도, 이를 실행할 재정적 뒷받침이 없다면 그것은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 현재 전북특별법에 담긴 특례들은 대부분 인허가권을 이양하거나 규제를 완화해 주는 ‘행정적 권한’에 치우쳐 있다. 정작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산단 인프라를 깔며 지방 소멸을 막아낼 ‘지방재정 특례’는 고사 상태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와 지방교부세 배분 방식의 한계 속에서 전북 시군들은 당장 내년도 공공 복지 사업과 민생 예산을 삭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국가 예산 확보 총액이 늘어나는 착시 효과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실질적인 재정 자립과 세원 확보 수단이 부재한 특별자치도는 중앙정부의 지시를 집행하는 또 다른 형태의 대행기관으로 전락할 뿐이다. 법적 지위만 ‘특별’해졌을 뿐, 재정 곳간은 여전히 ‘보통’ 이하인 모순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의 예산 편성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국비 확보 성과를 자랑할 일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도가 진정한 자치 분권을 실현하려면, 제주특별자치도 사례처럼 실효성 있는 ‘지정 재정 확보 제도’를 특별법에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을 통한 ‘전북형 지방교부세 법정률(3% 수준) 보장’이다. 매년 중앙정부의 예산 편성 기조에 따라 춤을 추는 유동적인 교부세 구조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역 거점 사업을 펼칠 수 없다. 전북의 몫을 법적으로 고정해 두는 강력한 재정 방파제를 쌓아야만 중앙에 종속된 재정 예속을 끊어낼 수 있다. 동시에 도는 특별법상의 권한을 활용해 ‘도세 파격 특례’와 ‘자체 과세권’ 확보를 위한 전방위적 투쟁에 나서야 한다. 새만금 배후단지나 수소·탄소 특화산단 진입 기업에 대해 단순히 국세 감면을 대행하는 수준을 넘어, 전북도 자체 판단으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이를 도정의 세원으로 환류시키는 ‘선순환 재정 특례’를 뜯어내야 한다. 지방교부세법 개정 논란과 국가 재정 전반의 경직성을 핑계로 몸을 사리는 기재부와 행안부를 상대로, 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은 도민의 생존권을 건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명칭만 바뀐 특별 자치는 도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권한의 이양이 진정한 지방분권으로 완성되려면 반드시 독자적인 재정권이 동반되어야 한다. 재정적 권한이 없는 특례는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이자 껍데기일 뿐이다. 도는 전북특별법의 골자를 ‘실효성 있는 재정 특례 확보’로 전면 재수정하고, 중앙정부 역시 진정한 분권의 의지가 있다면 전북에 권한과 함께 예산과 세원을 완전히 넘겨야 한다. 돈이 돌아야 사람이 돌고 지역이 산다. 전북의 명운을 바꿀 재정 권한이 반드시 확보되기를 기대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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