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5-15 18:27:4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지면보다 빠른 뉴스
전자신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라매일
·18:00
··
·18:00
··
·18:00
·19:00
·18:00
·19:00
·18:00
··
뉴스 > 칼럼

나도 힘들어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29일

주일 교회에서 인근 종합병원에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한 다는 안내 전단지를 보았다. 시간이 되어 3일 동안 교육을 마치고 자 원봉사지로 일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환자를 돕는 일인데 식사보조, 말벗, 마사지, 기저귀 케어, 체위변경, 머리 감기는 일 등이 다. 일주일에 한 번 4시간 동안 봉사하는 일인데 월요팀에 소속이 되 었다. 한 주 두 주 만나게 되면 환자와 봉사자 사이에 정이 들어 월요 일이 기다려진다.
매주 월요일 오전에는 호스피스 완화병동에 자원봉사를 나간다. 3 인실 남자병실에 들르니 아내가 간병을 하고 있는데 젊은 부부이다. 남편이 40대 후반의 간암환자로 배에 복수가 기득 차올라 눕지도 못 하고 어정쩡하게 앉아 짜증만을 내고 있었다. 다리도 부종으로 퉁퉁 부어있다. 인사를 가볍게 하고 다가가 부은 다리를 마사지하는 데에도 감각이 별로 없는 듯했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이 형제에게 고통이 없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청원기도를 해주는 것이다. 남편이 계속되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곁에 서있는 아내에게 “여보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었다. 그 말이 입에서 떨어지자마자 아내가 “나 도 힘들어”하는 것이었다. 오랜 간병으로 아내마저 지치고 힘든 것은 쉽게 이해가 갔다.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도 했다. 남편이 진통제를 맞고 잠든 사이 아내가 말을 이어갔다. 무 엇보다 병원비 걱정에 생활비까지 힘들다고 한다. 음식솜씨가 좋다는 주변사람들의 격려에 집 근처에 분식점을 내었는데 병간호를 해야 되 기에 그마저 문을 닫아야할지 고민 중이라는 것이었다.
한때 남편이 자동차 중고매매상을 하여 돈을 다소 모았다 한다.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느라 모은 돈 다 쓰고 이제 눈앞이 캄캄하단 다. 시어머니도 계시고 아이들은 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어찌하 랴. 보기에 참 딱한 상황이었다. 시어머니가 간병을 도와주시고 아내 가 분식점이라도 열심히 하여 생계라도 이어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시 어머님마저 몸이 불편하여 아들 병간호가 어렵다 한다.
더욱이 ‘코로나 19’로 인하여 아픈 사람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다. 확진으로 판정되어 병상에 있는 환자와 치료를 위한 의료진들, 직장 이 폐쇄되어 실직한 사람들과 고통 받는 중소 사업자나 자영업자들, 좁은 취업문을 두드리는 젊은이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어찌 한 두 사람이겠는가? 모두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공감이 되는 말이다. 힘들고 어려 운 때일수록 바람 둑에 선 이웃들에게 다가가 지금 얼마나 아프십니 까? 라고 손 잡아주고 공감하여 줄 수 있는 소망의 선한 이웃이 되 었으면 한다.
그 다음 주 월요일 완화병동 병실에 찾아갔더니 환자가 보이지 않 았다. 지난 주간에 가신 듯하였다. 그래도 아주머니께서 걱정 하나는 덜게 되었지만 이제 가장이 되어 시어머니 모시고 딸 둘을 키우려면 녹록하지가 않을 터인데 염려가 되었다. 그간 고생도 많이 했고 성실 하고 바지런하니 어려운 세상 잘 헤쳐 나갈 듯하다. 그 가정에 주님의 사랑과 도우심이 있기를 빈다.

/김영진
시인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29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인물포커스
교육현장스케치
기업탐방
우리가족만만세
재경도민회
기획특집
<제76대 백형석 김제경찰서장 취임 100일> 원팀 일원으로 행복한 직장 분위기 조성 힘  
<제73대 고영완 익산경찰서장 취임 100일>“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시민과 함께하는  
호남권 첫 ‘코스트코’, 익산 왕궁이 들썩인다  
봄철 안전대책 추진으로 화재예방 ‘온 힘’  
김정숙 화가, 3여 년 동안 미공개 작품 70여 점 선보여  
제11회 부안마실축제의 ‘대 변신!’  
도산 위기 내몰린 지역 건설경기에 심폐소생  
제1회 군산시 관리감독자 교육으로 산재 예방한다  
포토뉴스
올해 무주산골영화제, ‘한국이 싫어서 라이브’ 개막작 공개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올해 개막작과 함께 총 21개국 96편의 상영작을 공개했다.오는 6월 열리는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는 개막작으로 장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발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지난 7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을 열어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부문 
실로암요양병원, 어버이날 맞이효잔치 개최
완주군 용진읍에 위치한 실로암요양병원은 제52회 어버이날을 기념해 5월 8일 7일 오전11시, 오후2시 두차례에 걸쳐 효잔치 가족사랑의 특별한 
전주의 맛, 영화인들의 입맛을 한방에 사로잡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맞아 전주를 방문한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전주 맛을 선보인 ‘한식 문화 체험 프로그램’ 
<국립군산대학교 미술관> 전북지역 대학미술관 최초 제1종 등록미술관 승
국립군산대학교(총장 이장호) 미술관이 제1종 등록미술관 승인을 획득했다. <사진>전북지역 대학미술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미술관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덕진구 견훤로 501. 3층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인·대표이사/회장: 홍성일 / 편집인·사장 이용선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